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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이규임] 디커플링(de-coupling)과 디리스킹(de-risking)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7월 24일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세계의 최대 수혜자인 중국을 세계 경제에서 떼어내는 작업이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과실을 따먹고 이를 이용해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디지털(digital) 제품까지 만들자 미국 내 불만이 고조(高潮)됐다. 

반면 중국은 기업과 정부를 분리해 다루는 ‘분할정복(divide and conquer)’ 전략으로 디커플링(탈동조화) 동맹(同盟)의 틈을 벌리려 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디커플링 대신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 이라는 말이 회자(膾炙)되는 연유(緣由)이다. 디커플링보다 한 발 물러선 윈윈전략이 바로 디리스킹이란 말이다.
 
최근에 부쩍 미국 외교의 움직임과 미국 반도체 업계의 동선(動線)이 일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강 건너 불 보듯이 쳐다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공급망 재편(再編)을 눈여겨봐야 한다. 공급망 재편은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市場)에만 맡겨지는 게 아니다. 철저히 ‘보이는 힘’에 의존(依存)한다. 

전 세계를 망라하는 반도체가 미국의 외교정책과 결부(結付)되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 중심에 마이크론과 인텔이 있다. 마이크론과 인텔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바이든의 정책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주시(注視)해야 한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따라 움직였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19일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때에 맞춰 일본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5000억 엔(약 5조원)을 들여 일본에서 차세대 D램을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전략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했다. 올 2월 중국 정찰풍선 사건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을 땐 마이크론도 시련을 겪었다. 그러다 미·중 정상회담설이 나오자 중국 투자 계획을 내놨다. 중국 사업 철수설까지 나오던 시점에 발표한 역발상 투자였다. 촘촘한 대(對)중국 제재를 빠져나갈 수 있는 패키징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태평양을 맡았다면 블링컨 장관은 유럽을 담당했다. 시스템 반도체 1위인 인텔은 블링컨 장관과 동행(同行)했다. 블링컨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문제로 유럽을 방문한 뒤 인텔은 폴란드 투자(投資)계획을 내놨다. 

블링컨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뒤인 19일엔 인텔의 이스라엘 투자 전략(戰略)이 공개됐다. 중동의 교두보인 이스라엘에 250억 달러를 들여 웨이퍼를 생산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날 인텔은 유럽의 맹주국인 독일과도 반도체 보조금 갈등(葛藤)을 끝냈다. 당초 계획보다 많은 300억 유로를 독일에 투자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의 업무 교통정리처럼 마이크론과 인텔의 역할 분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어떻게 될까. 두 회사의 투자 검토 대상국에서 제외된 한국의 반도체가 설 자리가 있을까. 디커플링과 디리스킹이 어떻게 교직(交織)되고 있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살필 일이다. 

백제는 의자왕 즉위 2년째인 642년 신라를 침공해 대야성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40여 개의 성을 함락(陷落)시킨다. 하지만 18년 후인 660년 신라의 침공을 받고 황산벌 전투에서 져 멸망했다. 18년 만에 전세가 역전(逆轉)된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황산벌 싸움에 앞서 의자왕은 신하들에게 군대를 이끌고 전투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 신하들은 거절한다. 3년 전 의자왕이 자식들을 모두 좌평에 임명하면서 왕권을 강화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나라가 망하게 됐다”고 하소연하지만 신하들은 “그 나라가 너희들 부여씨의 나라지 우리나라는 아니다”라고 외면한다. 

신하들 설득에 실패한 의자왕은 계백 장군에게 명한다. 계백 장군은 5000명의 결사대만으로 전투에 임(臨)하나 대패하고 만다. 백제는 더 많은 군인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국론이 분열되면서 멸망(滅亡)한 것이다. 오늘 우리는 어떠한가. 내부총질만 일삼다 주방장 역할마저 빼앗기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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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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