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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이규임] 오자칠사(惡者七事)와 오미사악(五美四惡)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01일
 
ⓒ 포천신문  
경제용어 중에 ‘그레셤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우리말로 풀어쓰면 ‘惡貨가 良貨를 구축한다’는 뜻으로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내쫓는다는 의미이다. 아부를 잘하는 사람이 대접받고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바로 이에 해당한다. 

惡은 소전(小篆)을 살펴보면 의미요소로 마음의 뜻인 心과 발음요소인 亞가 더해진 형성자로 ‘나쁘다’의 뜻을 나타낸다. ‘미워하다’, ‘싫어하다’, ‘부끄러워하다’의 뜻은 파생되었다. 다만 ‘미워하다’ ‘싫어하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오’로 읽힌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과실이다[過也]’라 하였다. 악습(惡習)은 ‘나쁜 습관’의 뜻이고 호오(好惡)는 ‘좋아함과 싫어함’의 뜻이다.

오자칠사(惡者七事)라는 말이 있다. 惡者가 하는 짓이 일곱 가지라는 말이다. 어느 날 공자와 제자 자공(子貢)이 한가한 대화를 나눴던 모양이다. “선생님께서도 미워하는 게 있으실까요?” “있다 마다 남의 잘못에 대해 떠들어대는 자(稱人之惡), 아래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자(居下流而訕上者), 용감하지만 무례한 자(勇而無禮者), 과감하나 앞뒤가 꼭 막힌 자(果敢而窒者)를 나는 미워한다." "너는 어떠냐?" 자공이 대답한다. "저도 있습니다. 남의 말을 가로채 알고 있던 것처럼 하는 자(以爲知者), 불손한 것을 용맹으로 여기는 자(不孫以爲勇者), 남의 잘못 들추는 것을 정직하다고 생각하는 자(訐以爲直者)가 밉습니다."

스승은 제 잘못이 하늘같은데 입만 열면 남을 헐뜯는 사람, 제 행실은 형편없으면서 윗사람을 욕하는 사람을 밉다고 했다. 또 무례하게 용감하고 앞뒤 없이 과감한 자도 싫다고 했다. 압축하면 남 욕하면서 뭣도 모르고 날뛰는 사람이 싫다고 하신 것이다. 제자는 약삭빠르고 잘난 체하는 사람과 건방진 것과 용기를 구분 못 하는 자, 고자질을 정직과 혼동하는 자가 가장 밉다고 대답했다. 스승이 네 가지, 제자가 세 가지, 합쳐서 일곱 종류의 미워할 만한 인간형이 나열되니 이를 칠사라 한 것이다. 제 허물은 못 보고 남 말하는 것이 늘 문제다. 비방과 솔직을 착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무식한데 용감하기까지 하면 답이 없다.
 
홍석주(洪奭周)가 그 아우 홍길주(洪吉周)와 얘기를 나누다가 이 대목을 화제에 올렸던 모양이다. "이 일곱 가지 중에는 종종 후세의 군자들이 스스로 명예와 절개가 된다고 뽐내는 것들이 있지." 또 말했다. "이 일곱 가지 미운 일은 하나하나가 예전 어떤 사람과 꼭 판박이 같군그래." '수여난필(睡餘瀾筆)'에 나온다. 다산은 '논어고금주'에서 원문의 '거하류(居下流)'를 "덕과 재주도 없으면서 몸이 비천하기가 마치 하수구 같은 것을 말한다(謂無德藝, 身卑如汚渠)"고 풀이했다. 또 "남의 악에 대해 말하는 것은 마음이 험한 것이고, 하류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것은 질투이다(稱人之惡者, 險也. 居下流而訐上者, 妬也)"라고 덧붙였다.
 
오미사악(五美四惡)이란 말도 있다. 공자는 또 五美를 높이고 四惡을 물리치면 정사에 종사할 수 있다고 개괄적(槪括的)으로 말했다. 五美란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되 재화를 낭비(浪費)하지 않는 것, 백성을 수고롭게 하되 백성이 원망(怨望)하지 않도록 하는 것, 욕심을 짓지만 남의 것을 결코 탐(貪)하지 않는 것, 태연한 자세를 취하지만 교만(驕慢)하게 굴지 않는 것, 위엄을 지니고 있지만 사납[暴]지 않은 것 등 다섯 가지다.
 
四惡은 백성을 교육하지 않고서 백성이 범죄를 저지르자마자 ‘죽이는 일’, 백성에게 평소 주의를 주어 지도하지 않고서 백성에게 실적을 보이라고 ‘강요하는 일’, 명령을 제 때에 내리지 않고서 백성에게 기한을 반드시 지키라고 ‘재촉하는 일’, 반드시 다른 관리에게 내주어야 하거늘 내주기를 ‘아깝게 여기는 일’ 등 네 가지다. “백성은 가까이할 수 있지만 얕잡아 보면 안 된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해진다(民可近 不可下 民惟邦本 本固邦寧). 위정자(爲政者)들이 새겨들어야 할 일[事]이다.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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