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노희남/ 시인 |
|
할아버지는 아침이 오기 전에 새벽길을 나섭니다
온종일 종종걸음 주워 모은 폐지 고물상에 넘기고 몇 푼 주머니에
돌아오는 길 자신만 기다리고 누워있을 할머니 생각에 붕어빵 몇 마리
봉투 들고 자기 그림자 꼭 껴안고 있는 집을 찾아 발길을 옮긴다.
차가운 달빛을 베갯머리에 이고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할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붕어빵을 할머니 손 위에 올려주고
젊음이 있어. 늙음이 보이지 않는 자식에게는 낳아 길러 시집 장가까지
의무 다한 것으로 위안을 이불 삼아 식어버린 냉방의 온기를 대신해보려 애써보는데
어두운 작은방에 가로누워있는 빈곤의 그림자가 노인들의 삶 위에 자리하고 누운 지가 기나긴 세월인 듯.
노희남/ 시인, 포천신문 노인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