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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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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전통시장을 찾는다. ‘어묵 먹방’은 필수 코스다. 좀 색다르게 한다면 ‘호떡 먹방’ 정도라 할까. 그렇게 대선후보, 시장후보, 국회의원들이 시장을 찾아 음식을 먹고 상인의 손을 붙잡으며 지원(支援)을 약속해왔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전통시장 116개가 사라졌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에 취약(脆弱)한 전통시장은 더 힘들어졌다. 그런데 최근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한 전통시장이 있어 화제(話題)가 되고 있다. 지원이 아닌 발상전환(發想轉換)으로 혁신(革新)을 가져온 경동시장이 바로 그곳이다. 칼럼의 글은 이어진다.
경동시장 운영자와 상인회는 젊은 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2018년 ‘전통시장의 적(敵)’이라 인식됐던 대형마트를 시장에 들이는 모험을 했다.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을 직접 유치(誘致)한 것이다. 그다음엔 스타벅스의 문을 두드렸다. 스타벅스를 유치하는 건 쉽지 않았다. 오피스 밀집지역 같은 좋은 입지(立地)에 매장을 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는 스타벅스가 경동시장 내 1층도 아닌 3층 인삼(人蔘)상가에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20년 넘게 버려진 폐극장이라니 누가 선뜻 나서겠는가. 하지만 3년간 계속된 경동시장의 구애(求愛)에 결국 스타벅스도 넘어갔다. 홍콩 본부와의 논의 끝에 지역사회와 이익을 공유(共有)하는 형태로 매장 개설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달 문을 연 스타벅스 ‘경동1960’ 매장은 순식간에 핫플레이스(hot-place)가 됐다. LG전자도 경험 공간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열어 힘을 보탰다. 경동1960의 하루 방문자는 1000여 명이 넘어 누적(累積) 방문자는 보름여 만에 2만 명에 육박했다. 그런가 하면 경동시장 내 청년몰 식당 매출은 1.5배에서 2배로 늘었다.
그동안 정치권과 정부는 전통시장을 살리려 무던히 노력했다. 보조금을 만들어 예산을 투입했다. 10년 넘게 대형마트 출점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키게 했다. 지난해엔 스타벅스 CJ올리브영 같은 직영 매장이 지역 상권에 마음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규제를 만들었다. 하지만 경동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정부 지원도 마트 규제도 아니었다. 스스로 혁신하고자 하는 상인들의 의지(意志)였다.
다음은 일본 돗토리(鳥取)현의 얘기다. 종업원 22명에 연간 매출 약 2억 앤을 올리는 식품가공업회사 얘기다. 2년 전 스킨케어로 진출하려고 화장품을 선보였지만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난관은 뜻밖의 아이디어로 뚫었다. ‘주1회 부사장’ 채용을 제안하면서다. 이 제도는 구인 구직을 중개하는 현립 돗토리헬로워크의 프로젝트다. 도시의 인재가 부업 겸업 형태로 현 소재 기업의 부사장을 맡아 ‘주1회 자문’하는 방식이다.
미국 회사의 일본법인 영업본부장을 지낸 구라다니 디카시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채용 직후 커플을 등장시킨 화장품 광고를 회사에 제안했다. 화장품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새로운 판로가 열렸다. 그는 “회사 경영 지원에 보람을 느꼈고 돈보다 업무 내용에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고 했다. 후쿠시마 시장은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의 조언을 바탕으로 용기를 갖고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돗토리시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제조업체인 어스웨이도 이 프로젝트의 유력 광고대리점 출신자의 인맥 덕분에 제품을 TV쇼핑에 내게 됐다. 제품명도 ‘마마서포트’로 지었다. 이 회사 사장은 “제1부사장의 발이 넓어 고맙게도 여러 옵션을 제안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인구가 54먄 명으로 광역단체 중 가장 적은 돗토리현은 인력난에 빠진지 오래다.
“2019년 본격화한 이 프로젝트로 도시인재가 총 577명 채용됐으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처럼 톳도리현의 부사장 프로젝트’는 역발상 혁신의 대명사로 회자(膾炙)되고 있다.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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