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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문학박사,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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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지역 공동체가 가능한가. 아마 부분적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전체적 관점에서는 불가능하게 보인다.
포천시 시민들은 경기북부의 농업도시이고 관광도시라는 지리적 또는 환경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살아가는 주민들은 천차만별의 직업, 수입, 교육, 출신지역, 종교, 문화적 취향 등에서 동질화되기 어려운 차이점을 보여준다. 물론 그들의 삶의 양식 또한 각양각색의 차이점과 개별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주민 간의 차이점은 공동체적 의식을 약화시키고 개인주의를 내세우게 할 수밖에 없다. 도시인들은 타인과 교류하기보다 개인의 폐쇄된 공간에서 혼밥과 혼술을 즐기는 변태적 문화를 즐긴다. 동일한 문맥에서 포천시민들은 지역적 고립성으로 인해 포천출신끼리의 문화를 유지하는 폐쇄성을 보여준다. 문화운동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인문학적 또는 예술적 전략이다.
여기서 문화운동을 전개하는 자들은 개별적 문화보다는 공동체적 문화의 향상에 관심을 가지고자 한다. 과연 문화운동이 도시주민의 파편화된 의식에 구심력을 가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도시가 형성될 때부터 농촌의 파괴와 더불어 자본의 이윤추구에 따른 노동력의 수요에 의해 인구가 도시로 흡입되었다.
이전 공동체의 파괴와 새로운 공동체 건설이 동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공동체의 부재로 시작된 도시적 삶은 주민들에게 개별성을 심화시켜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했다. 아파트의 앞집과 전혀 대화와 교류를 하지 않는 도시인들에게 공동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포천시의 경우 이전의 공동체 의식들이 조금씩 해체되어 개인주의가 확산되어가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외지인이 수십년간 포천에 살아도 포천 공동체에서 공생하기 힘들다고 자조하는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인간의 삶이란 살아가는 환경에 지배를 받는 것은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피할 수 없다. 도시적 환경이 주민들을 자본주의적 욕망으로 몰아가기 때문에 타인과 함께 공유하기보다 타인과 경쟁하여 더 많이 소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한다. 우리 민족이 공동체의 상생을 위해 가졌던 두레정신이나 아프리카인들이 주장하는 오분투정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사회에서 리더들은 인문학적 가치나 협력과 봉사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체적 가치를 실천하는 자들이 아니라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들이 판을 친다.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아귀다툼의 환경에서 어떻게 문화적 공동체를 만들어낼 것인가.
포천시의 경우 문화행사가 여기저기 진행되고 있지만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인사들의 면면이 거의 동일한 인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의 정치인과 유지들이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여러 곳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과감하게 외부 인사들을 초빙하고 전문가들을 수혈함으로써 문화의 형식과 내용을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문화행사에 대한 지원도 신인들에게 문을 열고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인물과 콘텐츠가 없으면 포천의 문화는 고리타분한 분위기를 바꿀 수 없을 것이다. 현대의 도시문화는 초기의 도시화와 정반대의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슬럼화되어버린 도심을 벗어나서 중산층들이 교외에 화려한 주택을 짓고 빠져나가는 원심적 도시형태가 급속도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뒤에 남아있는 주민들은 오히려 낙후된 슬럼지역에서 살면서 패배주의로 고통을 면할 수 없다. 지역에 따라서 경제적 계급이 형성되는 공동체의 분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의 롱아일랜드의 숲속 저택에서 사는 자들은 공동체보다 자기만의 공간에 자족하는 삶을 살아간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의식이 너무 강하여 타인이 파고들어가기 어려운 심리적 담장을 높게 치고 살아가는 것이다.
폐쇄적인 지역주의는 롱아일랜드의 문화적 고립성과 독선성을 벗어날 수 없다. 포천시는 이 지역의 문화가 왜 폐쇄성을 벗어날 수 없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포천을 발전시킨 원로를 중심으로 한 인재풀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 과감하게 문화계에 젊은이들의 진입을 권장해야 한다.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포천의 임영웅은 우연히 탄생한 것이 아니다.
그가 과감하게 포천을 넘어 서울과 전국적 인물들에게 도전장을 내어 당당하게 겨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것은 포천이라는 지역성을 뛰어넘으려는 과감한 의지가 그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문화공동체가 단지 지리적 경계를 넘어서 초고속의 통신과 인터넷에 의해서 가상공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적 영역이 실제 사회에서 이루어지기보다 스크린이나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자들과 그렇기 못한 자로 확연하게 나뉜다. 문화운동이 실제 공간과 가상공간에서 동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화운동가들은 양자의 공간을 오가면서 진행해야 하는 복잡한 구조를 섭렵해야 하는 것이다.
포천시도 과감하게 문화의 장을 가상공간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문화적 역량을 실험할 수 있는 실제와 가상의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문화적 이론에서 자연주의는 인간은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조건, 유전, 환경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의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주민들이 문화운동의 작용에 의해서 나름의 공동체를 형성을 할 수 있을까. 이 칼럼에서 자본주의의 불가항력적 힘에 놓여있는 도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벌이는 문화운동의 의미와 방향성을 도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박정근/ 문학박사,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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