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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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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自負心)이란 자기의 재능이나 학문 직업 따위에 자신을 가지고 스스로 자랑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다. 자만심(自慢心)은 자기에게 관계되는 일을 남 앞에서 뽐내고 자랑하며 오만하게 행동하는 마음이다.
자만하면 떠오르는 말이 오만(傲慢), 거만(倨慢), 그리고 교만(驕慢)이다. 오만이나 거만은 젠체하며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고 교만은 젠체하며 뽐내고 버릇없이 구는 것이다. 어려운 일을 성취(成就)하면 누구나 자부심을 갖기 마련이다.
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부심을 갖되 자만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자만심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자만심을 갖는 순간 나락의 길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기업은 자신들만의 성공을 모델화하려는 위험에 빠진다. 그렇게 되면 온갖 관심이 내부로 향하고 안에서 진행되는 일에만 집착(執着)해 변화에 둔감(鈍感)해진다. 기업이던 개인이던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바로 위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GM은 70년대 말 오일쇼크 당시 소형차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무시한 채 대형차에만 주목(注目)했다.
미국에선 소형차가 이익을 낼 수 없다는 억지 논리를 폈다. 자만에 빠져 일본 회사에 판매망을 빌려줌으로써 일본차의 미국 진출 기반(基盤)을 마련해주는 오류(誤謬)를 범했다. 일본차가 미국시장을 점유(占有)하게 된 배경이다.
80년대엔 기술 교류차 도요타 본사에 파견 나갔던 직원이 본사에 중요한 사실을 보고했다. 도요타에서는 GM이 개발 중인 신기술 시험을 끝냈다. 또한 도요타의 생산성은 GM의 두 배로 GM을 앞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라는 자만에 빠져 있던 경영진은 그럴 리 없다며 이를 묵살(黙殺)했다. 보고를 받고도 문제 삼지 않았다. 잘 나갈 때 자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데 그리 하지 않았다.
그게 어디 기업뿐인가. 개인 역시 승승장구할 때일수록 교만해져 제멋대로 행동하진 않는지, 함부로 눈을 내리까는 적은 없는지, 주위의 관심과 배려가 당연하다고 여기진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상황은 변하고 영원한 갑은 없다.
우리나라는 원조(援助)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 강력한 나라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이제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도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 시장을 도모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다만 자부심은 갖되 자만심은 금물이다. 자세히 보면 한국 기업들이 대체로 ‘퍼스트 무버’로서 혁신을 주도하기보다는 여전히 ‘빠른 추격자(追擊者)’로서 혁신을 따라가고 있어 많은 시사점을 준다.
혁신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던 한국이 CES 2023에서 발표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26위를 한 점도 충격적(衝擊的)이다. 사이버 보안, 다양성, 세제 친화도에서 낙제점을 받는 것이 원인이다. 미래 발전을 위해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으로 제2중동 붐 기대가 일고 있다. 과거 중동 붐이 사막 땡볕 아래서 근로자들이 피땀으로 만들어낸 성과라면, 향후 중동 붐은 에너지, 방산, 바이오, 메타버스 같은 첨단 산업이 주역이 될 전망이다. 앞서 말한 국제전자박람회(CES)에서 우리 기업들이 ‘최고혁신상’ 20개 중 9개를 받았다. “한국은 다르다”는 감탄이 나오는 이유이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전에서 한국이 승리하자 프랑스는 충격을 받았다. 패인을 분석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한 프랑스 신문은 “한국 수주팀이 주말에도 일하며 반칙을 했다”고 썼다. 태클을 건 것이다.
저들의 태클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선 서로 무차별로 미사일을 쏘았다. 외국 건설사들은 모두 철수했는데 우리건설사는 이란 항만 공사를 계속하다 이라크 전투기 공격으로 근로자 13명이 사망했다. 나중에 이란은 한국에 대형 프로젝트를 대거 발주했다.
리비아 내전 당시 벵가지가 정부군의 집중 폭격을 받았을 때 화력발전소와 병원을 짓던 우리 건설사는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한국은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다.
이규임 / 포천신문 자문위원,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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