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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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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이 우리나라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되기 시작한 지 딱 1,000일째가 되는 날이라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유행성 독감처럼 곧 지나가겠지 하고 다소 가볍게 생각했지만 우리들의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천 일이 닷세쯤 넘은 오늘도 새로운 확진자가 만여 명으로 발표되고 248명의 중증 환자에 사망자도 11명에 이른다고 한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하여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한 코로나19. 전 세계는 백신 개발에 혼신을 다한 결과 마침내 RNA 백신을 만드는데 성공을 했다. 백신에 의해 다소 사그라드는 듯싶던 바이러스는 변이를 만들어 냈고 그에 따라 다시 발전된 백신을 만들면 또다시 변이를 일으켜서 인간을 공격하는 이놈은 아직도 인간과 끝없이 대결을 이어가고 있다.
2021.2월경에 우리나라도 우여곡절 끝에 첫 코로나19백신을 접종을 시행한 이후 빠르게 접종률 80%에 이르렀다. 하지만 곧 잡힐 듯이 보이다가 대유행을 하기를 몇 번씩이나 반복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때론 절망과 슬픔, 그리고 기대와 희망을 쳇바퀴 돌듯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지금은 흔해 빠진 마스크 한 장 구하려고 약국 앞에 수십 미터의 줄을 서고, 타인과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즉시 죽을병이라도 걸릴 것처럼 공포감이 온 나라를 감싸고 있어서 먼발치에 어른거리는 사람의 그림자라도 본 듯하면 애써 길 외 쪽으로 비켜서 다니고, 급기야 이런저런 모임은커녕 같은 집에 함께 사는 가족들끼리도 같은 공간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하고 크게 싸운 사람들처럼 식사도 개별적으로 하기도 했는데 밥 한번 먹는것으로 정을 나누던 친구며 동료 이웃들까지 강제로 단절당하고 말았다.
이런 풍경은 우리를 정말 슬프게 하였다. 그런가 하면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왔지만 조문하지 못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사망하였기에 친구는 병든 아버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도, 돌아가신 후 입관은 물론 아무런 장례 절차도 치르지 못하고 그저 거적때기 같은 것에 돌돌 말리워서 화장되었다며 피눈물을 흘렸다.
삶의 또 다른 출발인 결혼을 앞둔 많은 사람들은 혼인 날자를 한 번 두 번 미루다가 계속 위력을 더해가는 괴질에 밀려 무기한 연기해야 하기도 했다. 내 아들도 결혼식 날자를 잡아놓고 노심초사 했는데 소소하게나마 다행히 무사히 치루었다.
나는 참 괴로웠다. 그것은 한참 재롱을 부리는 소녀, 손자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녀석들의 해맑은 웃음과 청량한 목소리를 손바닥보다 작은 휴대폰을 통해 잠시 잠깐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서운하고 답답했다. 그리고 영영 이렇게만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감에 떨기도 했다.
그리고 대학원에 하던 강의 방법이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전혀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서 수업 준비 외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무엇보다 일주일에 한 번씩 풋풋한 그들을 만나 수혈받던 에너지가 딱 끊기는 기분이었다.
그런가 하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 그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것들을 처리하고 독서와 사색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게다가 혼자 하던 취미생활도 부족했던 부분들을 진중하게 공부할 수 있었고 머릿속에 담아 두었던 생각들도 글로 옮겨 놓았으니 코로나가 준 선물이라면 선물일 것이다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근접공간학 (Proxemics)에서 인간관계의 공간을 4가지로 분류했다. 즉 친밀한 공간, 개인적인 공간, 사회적 공간, 공적인 공간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공간”은 “거리”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가장 친밀한 거리는 46cm 이내라고 한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으로 이 정도의 가늠자는 연인이나 가족 이외에 허락 없이 이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거리이다.
사회적 거리는 120~360cm 정도이다. 비즈니스 같은 관계로 만나는 사람들과의 공간으로 코로나 시대에 정부가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m가 여기에 속한다. 이 정도를 이성적 영역이라고 한다. 마스크를 쓴 얼굴이 일상의 얼굴이 되고 혹여 마스크를 벗은 얼굴을 보면 낯설고 혹시 하는 마음에 외면하기도 했다. 아무리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포용은커녕 손조차 마주 잡지 못하고 권투 하듯 주먹을 부딪치며 반가움을 표하게 되었다. 우리의 공간적 차이는 더 멀어지고 말았다.
처음 이 괴질이 중국의 “우한(武漢) 코로나”로 불리었고 특정 지역 발원설로 인해 외국에서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을 증오하고 폄훼하였으며 심지어 아무 데서나 집단폭력을 가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지역에서 집단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자 타 지역에서는 그 지역 사람들을 원망하고 욕하며 증오의 말을 퍼부으며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은 그 지역을 차단시켜 외부로 나오지도, 또 그쪽으로 가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정말 극한 망발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은 흡사 중세유럽의 인구 3분의 1 정도를 죽음으로 몰고 간 페스트가 유행하자 이 재앙의 근원지로 누명을 씌워 한센병 환자들을 죽이고, 유대인들을 혐오하고 마녀사냥을 하였던 것과 같은 집단 히스테리 증상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우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 사람들이 있었으니 의료진이 그들이다. 자녀와 가족들을 뒤로하고 죽음이 풀풀 날아다니는 현장으로 목숨을 돌보지 않고 뛰어들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의사인 엄마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중학생 아들이 엄마를 그리워하며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과 30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에 우주복을 입고 근무하던 간호사들의 모습이다. 그들은 괴질이라는 악마와 사투를 벌이며 인류의 존속을 위해 싸우는 영웅들이었다.
수많은 회사들이 도산을 하고, 열심히 살아가던 개인 사업자들이 망했다. IMF 때처럼 가정이 해체되고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모여서 예배드리고 친교를 나누며 봉사하던 기독교 교회들은 모든 행사가 비대면으로 바뀌자 교인들의 이탈과 교회 운영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는 수많은 음모론이 퍼져서 사람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었는데 일테면, 코로나19는 세계인구를 급격히 줄이기 위한 계획의 일부로서 일루미나티와 미국 정부가 합작으로 저지른 일이며 빌 게이츠도 일루미나티 일원으로서 자금을 대주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빌 게이츠는 백신 속에 인간의 뇌를 추적하고 조정하는 장치를 심어 전 세계를 장악하려 한다는 우습지도 않은 루머들이다.
괴질이 극한을 치달을 때 나는 갑자기 인류의 종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자들에 따르면 현재 지구의 나이는 46억 년 정도인데 생물이 태어난 것은 38억 년 전쯤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동안 지구에 살던 생명체들은 다섯 번이나 멸종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다섯 번 탄생하고 또 그만큼 멸종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상의 생명체들은 왜 그렇게 탄생과 멸종을 거듭했을까? 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지구 자체 환경의 변천 때문이었다 한다.
지구상의 육지는 원래 한 덩어리였다. 그런데 지금처럼 오대양 육대주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생물들의 멸종이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이다. 마지막 멸종 때인 중생대 백악기에는 우주를 떠돌던 거대한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여 흙먼지가 태양 빛을 가리어지는 바람에 지구가 냉각되면서 공룡 등이 멸종했다는 게 지금까지 우세한 주장이다.
이제 지금 진행 중인 여섯 번째 멸종은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 만약 우리가 멸종된다면 그 원인은 절대적으로 인간에게 있으며 우리가 지키지 않은 환경 파괴를 통해 우리의 생명을 앗아 가려고 하는 코로나19와 같은 괴질도 예외는 아니다.
올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대유행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또 백신을 맞았다 다섯 번째다. 헌데 접종 증명서에는 “코로나19백신 동절기 추가접종을 받으셨습니다” 이렇게 적혀있다. 어디에도 5차 접종이라는 말은 없다. 이제 차수에는 별 의미가 없는 모양이다.
올해는 법정 나이가 노인에 해당 됀다면서 “폐렴 구균” “독감 예방”주사 등도 그냥 막 놔준다. 하지만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마음으로 맞은 것은 아니다. 내 건강을 지키고 혹시 나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맞았다. 전에 맞았을 때는 심각한 백신 부작용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떠돌아서 약간 걱정 스러웠지만 이번에는 별생각 없이 맞았다. 언젠가는 괴질이 사라질 것 이라는 희망을 주사 바늘에 실어서...
박 창 진/ 사회복지학 박사,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사회복지법인) 기쁨 주리 대표이사 ,꿈이 있는 마을 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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