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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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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지원을 해드리고 있는 할머니 중 우리 아들이 서울에서 돈 많이 벌어서 큰 집을 샀으니 꼭 아들집으로 데려간다고 약속했다고 하시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큰 보퉁이를 챙기시는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속옷 한 장 양말 한 짝까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영정사진과 온가족의 흑백사진 그리고 할머니가 수십년 복용하시는 혈압약까지 행여 빠진 게 있는 건 아닐까 할머니의 곱아든 손마디로 짐을 몇 번이나 다시 싸고 풀면 어느새 저는 사무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됩니다.
다음날 할머니께서는 대문 앞까지 무겁지도 않은 짐 보따리를 힘겹게 옮겨놓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털썩 웅크려 앉습니다.
"할머니 오늘은 누가 오시기로 하셨어요?" "응 우리 아들이 이사 다 해서 내 방 이쁘게 꾸며놓았다고 나 데리러 올 거야" "우리 할머니는 효자아들 두셔서 참 좋으시겠어요" 대답해 드리면 내가 할머니옆에 머무는 두시간 내내 아들자랑만 하십니다.
오지도 않는 아들을 기다리며 할머니께서는 그렇게 하루 종일 웅크려 앉아 계십니다. 그런날은 할머니가 식사도 하지 않으십니다. 밥 먹는 도중에 아들이 오는 것을 못 보면 안 된다며 막무가내로 자리를 꼭 지키십니다.
해가 완전히 서산으로 넘어가고 밤하늘이 가장 차가워질 무렵에서야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온기없는 방안으로 들어가십니다. 금년부터는 그런 할머니 모습마저 볼 수가 없습니다. 작년 93세 연세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단 한 차례도 찾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셨던 콘크리트 바닥이 이제 차갑기만 합니다. 금년부터는 그 슬픈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는데 왜 이리 눈물이 날까요? 왜 이리 그 작은 체구의 할머니가 보고 싶을까요?
혹시 시월은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아무데서나 손수건으로 눈물 훔쳐도 흉이 되지 않기에 그런것은 아닐까요?
김남영/ 포천신문 운영위원장.빈곤문제연구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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