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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대처(1925~2013)와 슈뢰더(1944~현재)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12일
 
ⓒ 포천신문  
노동 개혁은 늘 정권의 안정을 위협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그럼에도 40년 넘게 노동 개혁이 유행인 것은 시들어 가는 선진국 경제를 되살리는 특효약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은 1979년 선거 때부터 노동 개혁에 승부를 걸었고 취임 후에는 치밀한 준비를 거쳐 기세등등하던 노동조합을 굴복시켰다. 

이후 다섯 번에 걸친 노동법 개정을 통해 ‘늙고 병든 영국’을 지식경제 선도국가로 회생(回生)시켰다. 거대 여당과 강력한 노조가 버티고 있는 한 협치(協治)로 노동시장을 개혁하기란 쉽지 않다. 영국의 대처 수상이 탄광노조와 한판 붙은 식으로 강성 노조와 한바탕 결전을 치러야 한다.
 
대처가 영국 탄광노조와의 1년 전쟁에서 승리한 요인은 크게 세 가지다. ‘영국병’을 어떻게든 고치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4년간에 걸친 철저한 준비 그리고 노동현장에서 개혁을 관철한 파트너 이완 맥그리거 등용(登用)이었다. 대처는 집권 직후부터 노조의 각종 특권을 없애는 노동관계법 개정과 석탄 비축 확대 등 총파업 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영국철강을 성공적으로 민영화한 구조조정 전문가 맥그리거를 석탄 공사 사장으로 앉혔다. 그렇게 시작된 노조와의 전쟁은 1년간 약 6조원의 경제적 손실과 경찰관 3500명 사상, 시위대 1만1300명 체포라는 상처를 남기고 대처의 완승(完勝)으로 종결됐다.
 
이후 공기업 개혁도 성공시키며 ‘유럽의 병자’ 영국을 다시 열강 반열에 올려놓았다. 현재 한국 상황은 어떠한가? 대처가 노조와의 전쟁을 준비하던 시기를 방불케 하지 않는가? 강성 노조에 정부가 끌려 다니면서 임금이 급상승하고, 마구잡이식 복지정책에 재정 적자가 폭발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오일 쇼크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실업률까지 급증한 것도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나라의 최근 흐름과 비슷하다. 총파업으로 실각한 히스 총리가 “이 나라를 다스리는 게 노조냐 정부냐”는 말을 남긴 것도, 곳곳에서 “이게 민주노총의 나라냐”라는 절규가 터져 나오는 것과 오버랩 된다.
 
1998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취임했을 때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잉 복지로 독일은 ‘유럽의 병든 국가’였다. 노동과 복지 개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다한 슈뢰더는 후임 앙겔라 마르켈 정권 번영의 기반을 쌓아줬다. 하지만 그의 개혁은 기득권을 박탈당한 전통적 지지층이 등을 돌리게 했고 결국 초라한 지지율 때문에 권좌에서 물러났다. 

그는 ‘일자리 연대’를 위한 타협(妥協)이 실패하자 우회로를 찾았다. 자신의 오랜 친구였던 폭스바겐의 페터 하르츠 노무담당 이사를 좌장(座長)으로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개혁 패키지를 만들도록 했고 이를 순차적(順次的)으로 실행했다.
 
독일의 노동 개혁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최대 업적이자 가장 최근의 성공사례이기도 하다. 슈뢰더 개혁은 집권 사민당의 분열을 초래했고 정권을 잃은 단초가 됐지만 독일 경제 회생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유럽 국가의 노동개혁은 영국과 미국처럼 노조 힘 빼기가 아니라 노조와의 타협을 통해 조금씩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자율적 타협의 속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국정 책임자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

노조 힘 빼기로 가든 노조와 타협하든 노동 개혁은 대통령 프로젝트로가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 대통령이 팔 벗고 나서서 과감한 노동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 회생도 가능하다. 대통령은 “왜 지금 개혁해야 하고, 개혁을 미루면 미래에 어떤 국가적 재난이 닥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진지하게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승리한 장군은 공격할 때와 방어할 때를 지혜롭게 선택했다. 지금 도깨비불 같은 지지율에 발목 잡혀 뒤로 주춤하면 개혁 저지 세력은 더욱더 거세게 몰아붙일 것이다. 그러면 남은 임기 동안 질질 끌려 다니다 끝나고 말 것이란 경고의 메시지를 절감(切感)해야 한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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