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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오미사악(五美四惡)과 공수신퇴(功遂身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2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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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子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오미(五美)를 높이고 사악(四惡)을 물리치라고 대답한다. 다섯 가지 아름다움은 이렇다. 첫째는 혜이불비(惠而不費)다. 은혜를 베풀되 선심 쓰듯 낭비하지 않는다. 둘째는 노이불원(勞而不怨)이니, 힘들어도 원망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 애쓸 가치가 있는 일을 가려서 하게 하면 백성의 원망이 없다. 셋째는 욕이불탐(欲而不貪)이다.

욕심을 내더라도 탐욕스러워서는 안 된다. 의욕과 탐욕은 쉽게 뒤섞인다. 넷째는 태이불교(泰而不驕)다.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아야 한다. 원칙을 지키되 상대를 우습게 보는 교만은 안 된다. 다섯째는 위이불맹(威而不猛)이다. 위엄을 갖추되 사나워서는 안 된다. 위엄은 존경과 경외에서 나온다. 윽박지르기만 해서는 얻지 못한다.

네 가지 악은 이러하다. 첫째, 가르치지 않고 죽이는 것(不敎而殺)이다. 그물을 쳐놓고 기다리다가 걸리면 바로 잡아들인다. 이를 학(虐)이라 한다. 둘째는 고지하지 않고 완성을 보려는 것(不戒視成)이다. 아무 예고 없이 있다가 느닷없이 결과를 요구하므로 이를 폭(暴)이라 한다. 셋째는 명령을 태만히 해놓고 기한에 맞추라는 것(慢令致期)이다. 평소 관리 감독 없이 있다가 기한만 다그친다. 이를 적(賊)이라 부른다. 넷째는 출납에 인색한 것(出納之吝)이다. 어차피 줄 거면서 질질 끌며 애를 먹이니, 이를 유사(有司)라고 말한다.

백성에게 분별 있게 혜택을 베풀고, 희생을 요구하되 원망이 없게 한다. 의욕과 탐욕을 구분하고, 의연함이 오불관언(吾不關焉)의 교만으로 비치지 않게 한다. 사나움으로 위엄을 지키려 해도 안 된다. 이 다섯 가지가 행해질 때 그 정치가 아름답다. ‘걸리기만 해봐라, 가만두나’ 하거나, 방심하게 해놓고 원칙을 들이민다. 중간 점검 없이 바로 결과를 요구한다. 집행해야 할 예산을 차일피일 끌며 애먹이면 주고도 욕먹는다. 이렇게 하면 원망이 생긴다. 이 네 가지 선을 넘으면 그 정치가 망가진다.

“공로를 세웠으면 몸은 물러나는 것이 하늘과도 같은 도리이다”라는 말은 ‘노자(老子)’에 나온다. 노자는 공로와 관련해 이렇게 말한다. “어떤 일을 했다고 해서 자부하지 말고[不恃] 공로를 이루고서 그 자리에 남아 있지 말라. 무릇 남아 있지 않아야만 이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공자 쪽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논어’에서 공자가 수제자 안회(顏回)에게 네가 이루고자 하는 수양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무벌선(無伐善) 무시로(無施勞)하는 경지”라고 말한다. 벌선(伐善)이란 자기가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한 것을 내세워 자랑하는 것이고, 시로(施勞)란 남을 위해 노고한 것을 떠벌리는 것이다. 공자는 그 사례로 노나라 대부 맹지반(孟之反)을 든다.

“맹지반은 자랑하지 않았다[不伐]. 패주하면서 후미에 처져 있다가[殿] 장차 도성 문을 들어오려 할 적에 말을 채찍질하며 ‘내 감히 용감하여 뒤에 있었던 것이 아니요, 말이 전진하지 못한 것이다’고 하였다.” 전(殿)이란 패전했을 때 후방을 맡는다는 뜻이다. 나름의 공로가 있다는 것인데 그마저 맹지반은 솔직히 털어놓았기에 공자는 그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승전했더라도 당연히 불벌(不伐)했을 것이다.

석패(惜敗)를 공로로 내세우며 당내 세력만을 키워가려는 오늘의 우리 정치인들은 어떠한가? 이제야 왜 ‘논어’ 맨 앞에 학이(學而), 유붕(有朋)에 이어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아야 진정으로 군자가 아니겠는가!”라는 구절이 나오는지 그 깊은 뜻을 알겠다. “더불어 함께 말할 사람인데 그 사람과 더불어 말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람을 잃는 것[失人]이고, 더불어 함께 말할 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과 더불어 말한다면 이는 말을 잃는 것[失言]이다.” 인사권자라면 반드시 새겨야 할 원칙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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