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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신문 |
| 『애인약애기신(愛人若愛其身) “남을 사랑하기를 내 몸같이 하라“』 이 말은 중국의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하나인 묵자(墨子)가 한 말이다.
묵자는 이기심을 가지고 남을 사랑하는 것을 별애(別愛, 차별적인 사랑)로, 이타심을 가지고 남을 사랑하는 것은 겸애(兼愛, 보편적인 사랑)로 인식하였다. 이에 따라 ‘차별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별사(別士)’라고 지칭하고, ‘보편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겸사(兼士)’라고 지칭하였다. 묵가는 유가의 가장 핵심 사상인 인(仁)이란, 신분 질서와 등급에 따라 사람을 차별해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불과하다면서 비판하고,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사랑한다는 겸애사상을 주장하였다. 묵자는 보편적 사랑은 나와 너를 따로 나누어 구분하지 않고, 함께 묶어서 차등을 두지 않는 사랑으로, 묵자의 겸애는 사랑의 특징을 이기심의 측면에서 해석하였다는 철학적 의의가 있다.
『묵자(墨子)』 「소취(小取)」편에 ‘여자 노예는 사람이다. 여자 노예를 사랑하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남자 노예는 사람이다. 남자 노예를 사랑하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옳고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보듯이 묵자의 겸애는 신분 질서와 계급 차별을 넘어선 사랑, 즉 만민평등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묵자는 당시 사회에서 짐승과 다름없는 존재였던 노예조차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만민평등을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평등사상은 장애인복지에서 정상화(normalization) 이론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장애인선교에 있어서도 평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이것은 성서에 나타난 차별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서 나타난다. 복음의 역사는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차별 없이 나타난다. 묵가의 평등사상과 장애인선교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하나님 나라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묵가사상에서 특이할 만 한 점은 바로 이익(利)을 강조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묵자의 상리사상이다. 묵자(墨子)』 「非樂上」편을 보면 ‘어진 사람이 하는 일은 반드시 천하 사람들을 위해 이익을 장려하고 천하 사람들을 위해 해악을 제거하는 데 힘써서 천하 사람들의 법칙을 삼는다. 남을 이롭게 하면 행하고 남을 이롭게 하지 않으면 그만둔다.’
이와 같은 이익의 관점은 유가의 이익에 대한 인식과 대립 되는 것이다. 공자는 “군자가 알고 있는 것은 의(義)이고, 소인이 알고 있는 것은 이익이다.(論語 里仁)라고 말하였고, 맹자는 “어째서 입을 열면 반드시 이익을 말하는가? 인의를 말하기만 하면 된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모두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면 국가가 위태로워질 것이다(孟子, 梁惠王上)”라고 하였다. 유가에서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인심을 파괴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인식한 것이다. 하지만 묵가는 “의가 실제로 남에게 이익이 된다(墨子, 耕柱)”라면서, 인의를 말하는 것은 사람들의 실제 이익과 결합하는 것이라고 보고 남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바로 의(義) 이며, 의와 이익은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묵가의 상리사상은 현대 사회복지가 사회적 약자의 욕구(needs)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인다. 사회복지의 실천적?학문적 출발점을 이루는 것이 사회적 욕구(social need)이다. 여기에서 니드(need)는 인간이 그의 존재 및 활동을 위해 필요로 하는 본질적인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갑돌이는 무엇이 필요하다(need)’라고 했을 때의 의미는, ‘갑돌이는 무엇을 원한다(want)’ 혹은 ‘갑돌이는 무엇을 욕망한다(desire)’에 비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무엇인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의 욕구는 장애인이라는 인구집단의 특성으로 인해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경향을 보인다. 복합적이라는 것은 장애유형이 다양화되고, 같은 장애인 내부에서도 장애의 정도 및 장애 발생 시기, 개인의 심리사회적 특성에 따라 다양화가 진행되며, 장애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다양함에 따라 나타난다는 것이다. 종합적이라는 것은 장애문제가 다양하여, 해결방안이 종합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재활, 복지, 노동, 교육, 과학 등 여러 분야 전문가의 팀워크 활동이 필요하고, 서비스 제공이 역동적이며 장애인 당사자의 욕구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사회적 변화와 환경에 역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장애인의 욕구는 물질적, 심리적, 사회적인 실제적 이익과 결부되는 것으로, 묵가사상은 이러한 장애인의 욕구를 실질적으로 충족시켜주는 것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겠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막12:31)’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황금률(golden rule)이다. 묵가의 철학은 구약성서나 신약성서의 가르침과 유사한 부분이 매우 많았음을 알 수가 있다. 특히 겸애사상은 만민이 평등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써, BC 4세기의 상황에서 매우 놀라운 주장으로, 성서에서 말하는 평등의식과 부합하기에 차별이 없는 복음을 증거 하고자 하는 장애인선교의 관점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묵가의 상리철학은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으로서, 장애인의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측면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장애인복지 및 장애인선교의 접근과 동일한 방법론적인 사랑의 실천임을 알 수가 있다.
장애인선교와, 장애인복지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가 있는데, 철학적 관점 특히 동양철학에 근거한 고찰은 동북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맥락에서 매우 중요하고 시급히 요청되는 것 이라고 생각된다.
박창진 / 사회복지학 박사,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이사장, 꿈이 있는 마을 원장, 한국문인협회회원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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