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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양화(良貨)와 악화(惡貨)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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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실제의 가격과 법정 가격과의 차이가 적은 화폐(貨幣)를 양화(良貨)라 말하고 이와 반대의 가치를 지닌 화폐를 악화(惡貨)라 말한다. 사실 그레셤의 법칙’은 ‘코페르니쿠스의 법칙’이 됐어야 했다. 지동설로 더 유명한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1517년 [화폐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양질과 저질 주화가 함께 유통되면 세공업자들이 양질의 주화를 골라내 은을 녹여낸 뒤 무지한 대중들에게 팔 것이다. 그래서 열등 주화가 양질 주화를 몰아내기 위해 도입될 것이다.” 토머스 그레셤이 비슷한 말을 한 것은 40여 년 뒤의 일이다.

수치(羞恥)를 아는 선인(善人)들은 언제나 이익(利益)을 좇는 악인(惡人)들에게 밀리는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악화도 퇴출되지만 막대한 피해를 입은 다음이다. 나라를 위해서 양화를 잘 가려내야 하는 이유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이 법칙은 인간 세상 최고의 보편적 공리(公理)가 아닌가 한다.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와 정치·문화 등 인간사 모든 영역에서 그렇다고 본다. 양화[善人]는 늘 악화[惡人]에게 구축(驅逐)될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때문이다. 이 슬픈 운명이 현실이 되고 마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인(善人)은 먼저 부끄러움을 알고 악인(惡人)은 앞서 이로움을 좇는 때문이다.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가 단적인 예다. 게이트의 주역들이 회사 이름으로 삼은 ‘화천대유(火天大有)’와 ‘천화동인(天火同人)’이란 주역의 궤를 살펴본다. 화천대유란 본래 ‘하늘의 도움으로 대풍(大豊)을 얻는다’는 뜻이고 천화동인은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 막힌 것을 통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14번과 13번째 괘인데 주역에서 가장 좋은 괘로 통한다. 누군들 이런 점괘가 나오면 좋아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악한 사람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에게 대유란 천하를 사고도 남을 만큼의 막대한 ‘부(富)’이며, 동인이란 그러한 부의 창출(創出)을 가능케 하는 ‘권력 네트워크’이다.

그들은 그런 괘를 기대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괘를 만들어 세상을 속이고, 자신들의 이익을 끌어내기 위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역의 가장 좋은 궤가 범죄로 전락한다. 여기에 부패가 섞여 들어간다. 악인들의 범죄에 권력자와 정치인들이 동원되는 거다. 그 주변엔 부끄럼도 모르고 이익만을 좇는 악화들이 늘 대기하고 있다. 창피하지만 언론도 마찬가지다. 단언할 순 없지만 그들이 그런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건 평소 자신이 속한 조직의 미래 아니 국가의 미래는 손톱만큼도 생각지 않고 오직 자신의 영달(榮達)과 다음 자리만을 추구해온 악화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천화동인과 화천대유 두 괘를 이어 읽으면 ‘어렵고 막힌 세상에서 군자들이 협력해 백성을 구하고 임금은 하늘의 뜻을 따라 밝은 정치를 펼친다’는 것이다. 주역은 화천대유에 이렇게 덧붙인다. “군자는 악을 멀리하고 선을 드러내며 순리에 따르고 삶을 즐긴다(君子以遏惡揚善順天休命).” 세 번째 효에는 ‘소인불극(小人不克)’이라는 구절이 있다. 아무리 괘가 좋아도 소인들은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천화동인 두 번째 효에는 ‘동인우종린(同人于宗吝)’이라는 구절도 있다. 이익을 좇아 끼리끼리 뭉쳐서는 얻을 게 없다는 얘기다. 양화들은 새삼 강조할 것도 없는 당연한 말인데, 악화들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만 그렇다고 영원하지는 않다. 대장동 악화들의 운명처럼 결국 응징과 함께 퇴출되고 만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도 많은 상처를 남긴 뒤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결정을 코앞에 두고 있다. 여기서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금까지 그랬듯 그 악화 역시 퇴출되겠지만 그때는 국민과 국가에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에 너무도 많은 해악을 끼친 다음이 될 것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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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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