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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독주(独走)와 독주(毒酒)

교언과 감언으로 혹세무민하지 말라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1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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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발음은 같으나 다른 뜻을 지닌 말이 많이 있다. 독주(獨走)와 독주(毒酒)도 그 가운데 하나다. 獨走는 ‘홀로 달린다’는 뜻이고 毒酒는 ‘독이 들어있는 술’이란 뜻이다. 獨은 의미요소로 ‘개’의 뜻인 犭(견)과 발음요소인 蜀(촉)이 더해진 글자로 본래 ‘외롭다’의 뜻을 나타낸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홀로’의 뜻은 파생되었다. 犭은 犬의 변형자이고 蜀은 ‘나비나 나방의 애벌레’의 상형이다. 毒은 여러 주장이 있으나 ‘한포기 독초(毒草)의 상형’이라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毒은 ‘독’의 뜻을 나타내며 ‘해치다’, ‘미워하다’의 뜻은 파생되었다. 毒酒하면 생각나는 것이 독이 들어있는 사약(賜藥)이다.

독주는 홀로 달리는 것이라 했다. 독주한다는 것이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정치로 넘어가면 그렇지만도 않다. 태생적으로 독주는 독재(獨裁)를 낳기 때문이다. 독재정치를 낳기 때문이다. 독재정치란 독단(獨斷)으로 정치를 한다는 말이다. 독단은 홀로 결단하는 것이다. 남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 판단하거나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되면 모든 것을 독단으로 처리한다 해서 독불장군(獨不將軍)이란 소릴 듣게 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왜냐? ‘나라는 현명한 사람과 유능한 사람에게 맡기면 흥하고 현명한 사람을 버리고 자기 뜻대로만 하면 쇠한다[國以任賢使而興 棄賢專己而衰]’고 했다. 왕안석(王安石)의 말이다.

중국 역사상 항우(項羽)와 유방(劉邦)만큼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인물도 드물다. 항우는 초(楚)나라 유력 가문의 후손이었고 유방은 지방의 한미한 하급 관리 출신이었다. 항우는 모든 것을 독단으로 처리했기에 독불장군(獨不將軍)이란 소릴 들었다. 결국 유방에게 패하고 말았다. 상대를 멸시(蔑視)했기 때문이다. 세상을 상호의존적 대립 관계로 봐야 하는데 이를 무시(無視)하고 이념 지향적으로 한 면만 봤기 때문이다. 청말(淸末)의 사상가 엄복(嚴復)이 말했다. 수천 년 중국 문화의 병폐는 “거짓 에서 시작해 부끄러움 없음으로 끝난다(始于作僞, 終于無恥)”고 개탄(慨歎)했다. 중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거짓과 위선(偽善)이 이어지는 우리 사회에도 큰 경고(警告)다. 우리나라에서 위선을 나타내는 속어가 ‘내로남불’이라면 일본에서는 ‘니마이지타(二枚舌)’라는 말이다. 직역하면 혀가 두 겹이라는 의미로 입장이나 처지의 유불리를 따져 일구이언(一口二言)하거나 식언(食言)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신뢰할 수 없거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므로 비난의 강도가 상당히 센 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정치인이나 사회적 공인(公人)에게 ‘니마이지타’라는 평판은 치명적이다. ‘니마이지타’는 저절로 만들어진 말이 아니라 불교의 십악(十悪) 중 하나인 양설(兩舌)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다.

[시경(詩経)] 대아(大雅)편에 ‘은감불원(殷鑑不遠)’이라는 말이 나온다. 은(殷)나라의 거울은 멀리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은나라는 전대(前代)의 하(夏)나라가 멸망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즉 다른 사람의 실패를 보고 자신의 거울로 삼으라는 말이다. 鑑(감)은 ‘쇠로 만든 큰 그릇’을 뜻한다. 쇠로 만든 큰 그릇에 물을 채워 얼굴을 비춰 본다는 데서 鑑은 거울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거울은 자신의 외면이나 타인이 보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는 도구인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상징(象徴)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불교에서 염라대왕이 업경(業鏡)이라는 거울로 인간의 죄를 비추어 본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운명은 좋은데 마음씨가 사악하면 복덕이 재앙으로 바뀌고, 운명은 나쁘나 마음씨가 선량하면 재앙이 바뀌어 복덕이 된다’는 말이 있다. 교언(巧言)과 감언(甘言)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지 말라는 말이다. 독주하지 말라는 말이다. 독식(独食)하지 말라는 말이다. 독주와 독식은 탈선[毒酒]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독주(独走)와 독주(毒酒)를 화두(話頭)로 삼은 이유이다. 우리 모두 명심(銘心)할 일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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