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44% 증가, “대책 마련 절실” 2020년 10월 한 날, 어느 신문의 헤드라인이다.
요즘 자동차나 교통사고에 관계된 기사나 글들을 보면 노인운전자들의 운전면허를 빼앗아야 한다는 논조의 내용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14%를 넘게 되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2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어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노인층이 늘어나면서 고령 운전자 수도 당연히 늘어나고 있다. 노인운전자의 경우 시력, 청력등이 떨어지고, 반응속도가 젊은이들에 비해 느리며, 인지하는 능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도로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빠르게 판단하고 대처하기가 어려우니 사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령사회가 빨라지게 되면서 상업용 차량을 운행하는 65세 이상의 노인운전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2020년 10월 현재 서울시의 경우 65세 이상의 택시 운전자가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가 발생 할 경우 운전기사는 물론 동승한 승객에게도 피해가 생기게 될 수 있다고 하여 모두들 걱정인 모양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65세 이상의 노인운전자들이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지자체에 따라 일정 액수 정도의 교통카드, 지역 화폐 상품권 등을 주겠다며 운전면허증 반납을 유도한다. OECD 국가 중에 노인 최빈국이니 10만 원쯤 주면 감지덕지하며 반납 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노령운전자 면허 소지자는 2020년 10월 현재 35만여 명으로 5년 전 25만여 명에서 크게 늘었다.
또한, 노인에 의한 교통사고 역시 2015년 2만 3063건에서 2019년 3만 3239건으로 44.1%가량 늘었다고 한다.
노인이 유발한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의 수도 2015년 3,024,602명(사망자 815명)에서 2019년 4만 8992명 (사망 769명)으로 41.6%가 늘었다고 한다. 반대로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5만 2035건에서 22만 9600건으로 줄었다고 하니 가히 걱정될 만한 수준인 것 같다.
그런데 이 내용을 그냥 읽다 보면 노인운전자에 의한 가해 사고가 44.1%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2015년 9.9%에서 14.5%로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노인운전자의 과실로 늘어난 교통사고는 4.6%라는 것이다.
“44.1%가 늘었다“라고 한 내용은 노인이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저지른 것까지 포함된 수치이다.
노인복지 전문가들에 의하면 노인들의 경우 절대 자기가 주행하고 있는 도로의 법적 주행속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이 가고 있는 도로가 허용하는 최고속도가 60킬로면 60킬로, 70킬로면 70킬로로 이하로 운행한다는 것이다. 과속이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속도보다 느리게 가서 주변 운전자들에게 핀잔을 듣는 경우가 다반사가 아닌가. 그러다 보니 옆 차선에 있던 차량이 무리하게 끼어든다든지, 또는 추월하기도 하여 일어나는 접촉사고 또한 많다고 한다. 이런 경우 쌍방과실로 처리되어 노인운전자의 사고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노인 당사자들 입장에는 매우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하튼, 그래서 경찰은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면허 갱신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방송과 뉴스매체를 통하여 자진 반납 캠페인을 벌이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 2019년 노인 운전면허 반납비율은 2.19%로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한다. 노인운전자의 사고율이 높은 것이 노령화에 의한 것이라서 운전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 머지않아서 더디 걷거나.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등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위험요소가 있는 사람들은 인도에서조차 나다니지 못 하게 하는 법도 나올 것 같다. 이건 좀 억지스러운가?
외국에는 자율운행차량이 상용화되어 운전자는 목적지만 설정해 놓은 후 책을 보거나 심지어 잠을 자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아니, 금방 그런 시대가 온다. 그러니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돈 몇 푼에 운전면허를 박탈해 보려는 얕은 방법은 그만두면 좋겠다.
그보다는 먼저 나이 먹었다는 이유로 운전조차 할 수 없게 되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상실감이나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고, 노인 이동권들을 보장하여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부터 찾아보자
교통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꼭 노인과 결부시켜 논쟁을 만드는데 그중에서도 도시철도, 즉 지하철에 관계된 내용에는 주요 타겟이 노인이다. 현재 한국철도(코레일)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하철의 무임승차에 드는 비용은 운영기관이 전액 부담하는 구조라고 한다. 지하철의 적자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태생부터 흑자 구조는 아니었는데 2020년은 당기순손실이 서울 기준으로 1조 원에 다다를 것 이라고 한다. 서울의 경우 2019년 당기순손실액 5천 865억 원 가운데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이 약 67%에 달하고 그중에 82%가 무료탑승이 법적으로 보장된 노인이어서 적자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한다. 지하철 운영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 현행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22.3%)하거나 변경이 필요하다(46.3%)고 응답했는데 개선 방안으로는 “만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혜택 연령 조정(36.0%)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한다.
또는 요금의 일부 부담, 혼잡시간대 이용 제한 등의 대안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한노인중앙회에서는 ”사회적 약자로서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했다. 반면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손실 부분을 나라에서 모두 책임져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항간에는 “나이 65세부터 고속도로와 야간운행을 중단시킨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 떠돌고 있다. 그렇다면 노령운전자밖에 없는 가정의 생계나 병원 진료등은 어떡해 해야 할까? 게다가 운전이 생업인 노령층의 문제는 또 어떤 대책이 있는지?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65세면 청춘이다. 교통사고가 염려되면 수시로 그에 따른 적성검사를 강화하면 된다. 편의주의나 획일적인 탁상주의로 인해 특정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인뿐만 아니라 당사자가 인정하지 않는 정책은 인권침해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십여 년 전부 터 노인의 연령기준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있어 왔다. 정부에서 아주 가끔씩 이 문제를 사회에 툭툭 던져놓는다. 2019년 1월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절반 이상이 노인 기준을 현재 만 65세에서 만 70세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역시 이런 여론에 힘입었는지 ”연령 상향조정“의 최적기다 보고 정책을 심도 깊게 연구했지만 각종 연금지급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하여 추진방향을 멈췄다.
지하철이나 노인연령 조정과 같은 문제들이 예민하게 우리 사회의 이슈로 자꾸만 대두되는 것은 세대 간의 갈등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조세의 부담을 떠안고 있는 청장년층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장례 인구추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생산연령인구(25세~49세) 1.7명이 노인 1명을 부양 해야되니 권리의식이 강한 청년세대는 자신이 부당한 일을 당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므로 그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으리라.
그렇지만 주로 젊은 층에 의해 인터넷 등에 쏟아지고 있는 ”틀딱충“이니 ”연금충“ ”할매미“등의 노인비하의 표현은 자신들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에게 할 소리는 아니다. 누가 뭐라 해도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려 놓은 것은 베이비 부머 세대의 공이다. 그들을 통해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누리고 사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노인이 되는 연령기준을 높이려면 먼저 정년 연령제도부터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노인이 되는 연령을 70세로 올려놓으면 60세도 되지 않아서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도대체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이 있을까? 노후를 위해 준비도 되지 않고 그나마 쥐꼬리만 한 연금이라도 받던 사람들조차 70세가 되어서야 받게 된다면 은퇴 후 법정 노인까지의 삶은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
결국, 타협과 양보가 필요하다. 서로의 이익만을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노년층에게는 노동시장에서 밀려나지 않고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주어져야 할 것이고, 노인들도 자신의 기득권이라 생각하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젊은 층에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젊은 세대들도 노인들로 인해 자신들이 손해를 본다는 피해의식을 버리고 커다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 기대어 삶을 공유해 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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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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