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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칼럼] 세계 1등이라는 암울함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20일
 
ⓒ 포천신문  
2021년 2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다시 갱신했다고 한다. 그동안의 연도별 합계 출산율을 보면, 2018년 0.98로 1명 이하로 내려간 뒤 2019년 0.92명으로 줄었는데, 2020년에는 0.9명대 이하로 내려간 것이다.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 2410명으로 전년도 대비 마이너스 10.0%가 됐으며 처음으로 30만 명대 이하로 내려졌다.

그에 반해 사망자 수는 30만 5127명으로 전년도 대비 3.4% 소폭 증가했다. 이로써 인구가 자연 감소한 것이다.

역대 최저수치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OECD 국가에서도 최저를 나타내고 있고, 전 세계에서 1명대 미만인 출생률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그리고 합계 출산율이 집계되는 지구상의 200여 개국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다. 결국,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1위가 대한민국인 것이다.

2020년 혼인 건수는 21만 3513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10.7%가 줄었다. 미혼과 만혼의 시대적 경향에 따른 것이지만 결혼하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감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혼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드니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에 대해 전국경재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일하는 여성이 많은 사회일수록 출산율이 증가한다.”는 역설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전경련에 따르면 “여성 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는 초기에는 출산율이 일시 하락했다가, 특정 시점 이후 반등한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출산율 상승 단계에 이르기까지 제도적 정비와 시간적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국가의 경우, 여성 경제활동 증가 초반에는 출산율이 하락했지만, 이후 여성의 근무여건이 안정화되고 여성고용율이 60% 선을 넘어서게 되면 다시 출산율이 상승했다고 한다. 지난 2017년 한국은행은 여성 경제활동율이 1% 늘어날 때 출산율이 0.3%~0.4% 상승한다는 분석 자료가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5~34세 구간이 71.8%로 가장 높으며, 35~44세 구간은 62.9%로 감소한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육아와 가사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국가 경제 일원으로 참여하던 생산인구가 비경제활동인구, 즉 피부양인구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OECD 평균 연령대별 여성경제활동율은 25~34세가 73.5%, 35~44세가 74.5%, 45~54세는 74.1%로 연령대별 경제활동율의 차이가 적었다. 전경련은 결혼, 육아 등이 본격화되는 35~44세 시점에서 한국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은, 결혼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로 여성 인구의 경제활동이 지속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분석한 국가 통계에 의하면 2020년 4월 현재 15~54세 중 경력단절 여성이 150만 6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2020년 기준 기혼여성 수는 857만 8천 명 중 39.9%가 비취업 상태로 전년도인 2019년 38.1%보다 상승했다고 한다. 특히나 30~40대 이상의 경력단절이 높았다고 하는데, 이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취업을 하지 못한 여성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경력단절의 가장 큰 이유로 “육아”를 꼽고 있다. 이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이유로 50%에 가깝게 대답한 데서 알 수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로 인한 장기불황, 잇따른 노동정책의 실패로 인해 청년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찾지 못하여 절망적인 상태에 접어들었고, 연이은 집값 폭등과 주식투자 열풍이 몰고 오는 상대적 박탈감 등은 엉거주춤한 청년들을 아예 바닥에 쓰러지게 만들었다. 평생 벌어 봐야 집 한 채를 갖기는커녕 변변한 전세조차도 막연한 실정에서 결혼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여성들의 경우 출산과 양육, 그에 따른 경력단절이라는 두 명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출산율을 급감시키고 있다.

지난 2월에 손자를 보았다. 무척이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명이였다. 아기가 출생하니 지자체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는 것도 많다. 임신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하면 50만 원이 들어있는 국민행복카드가 나온다. 병원 등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카드다. 임산부 수첩을 보건소에 제출하면 산모에게 필요한 엽산과 철분제를 지급해준다. 출산 후에는 출산장려금으로 10만 원을 주고, 출생신고 후에는 산후조리비용 50만 원과 아동수당 10만 원, 그리고 7세까지 매달 20만 원의 양육수당을 또 준다. 게다가 자부담 30%로 산후도우미를 5일에서 15일까지 쓸 수 있으니 이것보다 더 많이 달라고 하면 도둑의 심보가 될 것 같다.

며느리는 다니던 직장에서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문제는 육아휴직이 끝나는 2년 후의 일이다. 며느리가 직장에 복직을하면 아기를 누가 돌보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일부에서는 요즘 노인들이 젊고 건강하니까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봐주면 안되느냐고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서로 돌보기도(老老 - care) 버겁다.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있으니 좀 두고 보자는 생각이지만 2년 금방 지나갈 것이다. 며느리는 아이와 함께 있고 싶고 둘째도 낳고 싶다는데 그러자니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한다. 남의 일 인줄 알았는데 바로 나의 일이 되었다. 아기를 낳고 기르는 일은 지극히 개인의 일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출산율이 마이너스로 가서는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가 됐으니 개인의 일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늦었다. 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인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수조 원의 예산을 쓰고도 출산율을 높이지 못했다.
주택, 육아, 경력단절, 어디 이런 문제만이 출산율 저하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세세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절실히 바라고 있는 일들, 즉, 직장에 함께 있는 보육시설, 육아휴직 이용자 확대 방안, 영아수당 도입, 사교육비의 해결 문제 등 핵심 정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결혼을 앞둔 청년층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정책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것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어느 지자체에서 목소리 높여 외치는 셋째를 낳을 시에 1억 원을 주겠다는 말은 코웃음만 당하고 말 것이다.

2021학년도 입시 부진을 책임지고 대구대학교 총장이 사퇴를 한다고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었던 사태이다. 지금 출생한 아기가 대학에 들어가려면 20년은 지나야 하는데 대학들은 벌써 학생 수 부족으로 총장이 물러나고 곧이어 문을 닫는 학교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그뿐인가, 일터에는 사람이 없어서 공장도 회사도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과연 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코로나19 백신을 누가 먼저 맞을 것이냐도 중요하고 서울과 부산시장을 뽑을 일도 중요하지만 동네에 산부인과 병원이 사라진 지는 오래됐고 곧이어 대학도 문을 닫고 초등학교에는 학생이 없어 폐교하는 학교가 줄을 이을것이다

제발 부탁이다. 정치하는 분들은 목전이익에만 혈안이 되지 말고 백년을 내다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서 동네의 이집 저집에 숯이며 고추며 솔잎을 새끼줄에 달아 대문 앞에 금줄이 매달리고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날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박창진 / 꿈이있는 마을 원장,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이사장, 사회복지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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