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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칼럼] 비혼출산(非婚出産)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20일
 
ⓒ 포천신문  
지난 2007년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서 우리와 친근해진 일본인 사유리(41세, 후지타 사유리) 밉지 않게 말하는 그녀는 그 후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엉뚱하고 발랄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그녀가 돌연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서 이름 모르는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11月 4日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그녀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 그러니까 자발적 비혼모(非婚母)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비혼모를 선택한 이유는 지난해 2019년, 10월 생리불순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의사로부터 자신의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되었다. 더구나 자연 임신도 어려운 데다가 시험관 아기 출산의 성공확률도 매우 낮다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간절히 아기가 갖고 싶었던 사유리는 하늘이 무너지고 죽고 싶다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더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건강이 더욱 나빠지게 되어 평생 아기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임신을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그러려면 먼저 결혼을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아기를 낳기 위해 원치 않는 결혼을 할 수는 없었기에 비혼모라는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유리는 자신의 SNS에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았던 제가 앞으로는 아들을 위해 살겠습니다. 라고 남겼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인 허수경이 두 번의 이혼을 겪은 후 비혼인 상태에서 2007년 정자기증을 받아 2008년 1월 시험관 아기를 출산했다. 딸의 이름은 허수경의 성을 따서 지었다. 그는 당시 방송을 통해 자신의 사연을 낱낱이 공개하여 세간의 큰 화재를 불러일으켰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인테리 배우인 ”양들의 침묵“에 출현했던 조지 포스터도 비혼 상태에서 아기를 낳았다. 동성애자인 그는 1998년과 2001년 차례로 아들을 낳았고 2013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커밍 아웃을 했다. 그리고 2014년 사진작가인 알렉산드라 헤디슨과 동성 결혼했다.

그러면 사유리는 왜 일본에서 정자기증을 받았을까?
본국에 가서 자기네 나라 사람의 정자를 받아서 아기를 낳는게 무슨 얘기꺼리냐고 할 수 있겠지만, 사유리 말에 의하면, 원래 우리나라에서 정자기증을 받으려고 했지만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정자기증을 받을 수 없다고 하여 결국 일본으로 가서 아기를 낳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허수경은 어떻게 아기를 위해 정자기증을 받았을까?
허씨가 정자기증을 받았던 2007년 당시에는 국내에 그에 대한 관련 규정이 전혀 없었기에 가능했다. 그 시절 생명윤리법에는 난자 · 정자 ”채취 등에 관한 법 등이 전혀 없었고 이후에 사회적으로 생명윤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난임 치료 등이 일반화되면서 생명윤리법과 윤리보건법이 강화됐다.
그러나 현행, 법률적으로는 “미혼 여성은 시술이 안 된다”라는 규정은 없다. 불법의 근거를 찾는다면 모자보건법에서 인공수정과 같은 보조생식술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난임 부부”로 한정 되어 있는 정도이다. 난임 부부란 법적인 부부사이로 1년 이상 자연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사유리는 비혼 출산이 가능한 자신의 고국 일본으로 돌아가 정자기증을 받은 것이다.

윤리와 도덕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논쟁의 요지를 정리하자면

1, 아기를 낳지 않을 권리 “낙태”와 함께 낳을 권리 “출산”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혼을 했으니 반드시 아기를 낳아야 한다는 것이나.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기를 갖을 수 없다는 것. 두 가지 모두 문제가 있다. 비혼자라고 해서 정자기증을 안 해주는 것은 차별이다.

2. 아직은 들은 바 없지만 만일 비혼 남성이 아기를 갖기 원했을 때의 문제이다. 신체적으로 직접 임신이 불가능한 남성이 대리모 등 여타의 방법으로 시도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3. 부부만 정자기증이 허락되는 현재 우리나라 법에서 동성애 부부의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의 문제도 있다.

4. 아버지가 없이 태어난 아이 문제다. 세상에 나와보니 아버지가 없다. 아이는 원래 인간의 삶이 그런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다른 아이들은 아버지라는 존재가 있다. 태어나기 전에 타인(부모라 할지라도)에 의해 부모 중의 한쪽이 의도된 결핍 상태로 출생한 채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이 자체로 볼 때 지독한 인권침해라 할 수 있다.

사유리를 비롯한 모든 비혼인들의 출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맘은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아버지 부재의 아이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겠느냐? 라는 우려에도 굳이 반기를 들 마음 또한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자료가 하나 있다. 미국에서 30년간 100만 명의 미혼 여성이 정자은행을 통해 출산한 아이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사회적으로 훨씬 적응을 잘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미국과 일본은 1960년대부터 정자은행이 설립되었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이 배우자 없는 여성도 정자를 기증받을 수 있도록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 문제를 세상에 내놓고 논의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런 인공수정 등의 방식은 언제 시작됐을까? 1780년에 스팔란차니(spallanzani)가 개(犬)의 정액을 이용해서 강아지를 탄생시킨 이후이다. 그 뒤 동물의 인공수정은 경제적이고 간편하게 좋은 품종의 가축을 육종하는 방식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고 1952년 폴지(polge)와 호손(rowson)에 의해 정자는 냉동후의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본격적인 인공수정 시대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1954년 이용번에 의해 도입된 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인간에게 실제 도입된 것은 1790년대 영국의 존 헌터 (John Hunter, 1728~1793)에 의해서 세계 최초로 불임부부에게 시술을 하여 임신에 성공했다고 한다.

2019년 우리나라 출산율(0.918명)과 혼인 건수(23만 9,200건)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래전부터 논의 되었지만 저출산과 이혼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머지않아 인구감소로 인해 국가의 존망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하여 차제에 규제를 완화하여 혼인제도 밖에서도 아이를 원하는 경우에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 해도 아직은 사유리가 아기를 낳았다는 보도 말미에 “인구절벽인 시대, 정자기증을 받아 아기를 낳으라”는 듯한 뉴스 앵커의 목소리는 유난하게 들린다.

박창진 / 꿈이 있는 마을 원장,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겸임교수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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