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오전 중부지방을 지나가면서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역대급 위력을 지닌 태풍이었기에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비교적 무난히 위기를 넘긴 것 같아 안도의 한 숨을 쉬어 본다.
하지만 태풍의 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안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27일 신규 확진자 수는 441명으로 급증했다. 400명대를 넘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 감염이 이어졌던 지난 3월초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연일 속출하는 데다 광주, 강원, 충남 등 비수도권에서도 크고 작은 새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코로나19는 앞으로 더 확산될 우려가 크다고 한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본격적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게 되고 기업에서도 몇몇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해야 한다. 대인간의 만남 자체도 어렵다. 거의 모든 경제적 사회적 활동이 사실상 멈추게 되는 셈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경제와 가계 경제 모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3단계 격상을 주장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주저하는 이유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은 어느 순간 느슨해진 우리의 방역 경계심을 비집고 들어온 재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다시금 강한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마스크 착용과 손을 자주 씻는 개인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전 세계가 극찬을 아끼지 않은 K방역의 힘을 믿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두 함께 확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지켜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태풍 ‘바비’의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지만 오랜 장마기간 동안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나라 곳곳이 이미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당장 집과 식량 등 모든 살림살이를 잃어 생계가 막연한 수재민들의 실정은 참담할 지경이다.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시작돼 군경과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지원에 나섰지만 현장의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나마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피해조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신속한 지원에 나선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수해 복구 지원에 더 많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도움과 배려, 응원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역시 복구 작업에 최대한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고강도의 재정·행정 조치가 이뤄져야 하겠다.
기록적인 장마 뒤에 이어진 코로나19 재확산과 폭염, 태풍으로 인해 온 나라가 삼중, 사중고를 겪고 있다. 국가적 재난과 마주한 국민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국가의 책무 중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일보다 앞서는 것은 없으며, 의사의 사명 중 환자의 건강보다 우선되는 것은 없다. 책무를 부여받은 이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 생계를 최우선에 두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하며, 국민들은 이들의 지시에 따르고 협조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재난 극복의 ‘기본’이다.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 결코 녹록치 않다.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스스로를 응원해야 해야 한다. ‘기본’을 지키고 지혜와 역량을 한 데 모을 때 위기일수록 강해지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저력이 발휘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