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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빅 데이터(Big data)와 빅 테크(Big tech)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빅 테크'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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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는 올해 초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지금 상태가 계속되면 독일의 전통적 자동차 기업은 또 하나의 노키아(Nokia)가 되는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하드웨어 제품만 팔고 있다가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무슨 말인가? 소프트웨어 기업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바로 치고 들어가 중개자 역할을 하게 되면서 ‘한때 잘나가던 독일 기업들이 조립회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 희생양으로 독일이 잘하는 기계 제작, 화학 업종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 저변에는 빅 데이터(Big Data)와 빅 테크(Big Tech)가 버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빅 테크란 하이 테크(High Tech)를 말하는 것이다. 빅 데이터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알렉시스 위초스키(Alexis Wichowski) 교수는 빅 테크 기업을 ‘네트국가(Net States)’라고 부른다. 주권·영토·국민을 가진 국가는 아니지만 국경의 통제를 받지 않고 ‘디지털 네트워크’를 넘나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빅 테크 기업은 국가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네트국가는 웬만한 국가보다 영향력이 크다. 애플·아마존·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구글·유튜브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를 넘나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독일이 어떤 나라인가? 유럽연합(EU)의 주력(主力) 성장엔진이자 세계 4위 규모 경제력을 가진 경제 강국이다. 하지만 독일의 간판 기업을 몽땅 합쳐도 미국의 일개 기업 애플(Apple)의 시가총액보다 작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독일의 30개 대형 기업가치가 이렇게 낮아진 것은 21세기 빅 테크 붐(Boom)에 뒤처졌기 때문이다. 비단 독일 기업만의 얘기가 아니다. 미·중 패권(覇權) 전쟁의 관건(關鍵)도 빅 테크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의 운명(運命)도 이에 다르지 않다. 빅 테크를 장악(掌握)하면 곧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主導權)을 쥐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네트국가의 가치는 이들 소비자이자 이용자들이 실물과 연결된 사이버 공간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연결하는 데서 나온다. 전 세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한 시간에도 몇 번씩 끝없이 인터넷을 통해 콘텐트를 확인한다. 이들은 또 빅 테크의 플랫폼을 통해 끝없이 확장하는 비즈니스에 참여하게 된다. 무엇보다 빅 테크 기업의 위력은 전통 기업과는 다른 근본적인 차이에서 나온다. 전통 기업이 만들어내는 기존 제품은 십중팔구 살 때 효용이 끝난다. 하지만 빅 테크는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스마트폰은 버전(version)이 거듭될 때마다 기능과 서비스를 새롭게 내놓는다.

그 결과 한번 주도권을 잡으면 새로운 시장 진입자가 등장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경쟁은 없고 높은 진입장벽만 세워지는 구조다. 그뿐이 아니다. TV 프로그램이나 영상 같은 기존 콘텐트 상당수를 무료로 소비할 수 있다. 이 같은 패러다임 시프트(Shift)의 대표주자 아마존은 책 판매부터 출발해 24시간 배달 물류 기술을 확보했고 구글은 인터넷 검색에서 출발해 머신러닝 기술을 확보해 인공지능의 강자가 됐다. 테슬라는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자동차다.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지 상상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제전쟁의 향방도 빅테크를 기준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기술 패권의 관건은 결국 어느 나라가 빅테크를 지배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미 양국은 빅테크에서도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미국에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가 있다면 중국에도 BAT(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가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글로벌 차원의 빅 테크 기업이 하나도 없다. 네이버와·카카오가 있지만 국경을 넘나드는 네트국가와는 거리가 멀다. 빅 데이터와 빅 테크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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