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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춘근] 6.25전쟁 군번없는 영웅 포천 독수리유격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6월 21일
 
ⓒ 포천신문  
'대가 없는 희생', 현대의 우리들과 제일 먼 가치다.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는 등가교환의 원칙이 팽배한 시대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이 제일 소중히 여기는 것을 건네는 행위를 누군가는 순진하다고 말한다.

군인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군인은 조국과 부대에 혁혁한 공을 세울 경우 각종 훈장 및 표창, 혹은 공에 준하는 진급 및 휴가 취득도 가능하다. 이처럼 보상 제도는 군인에게 전의를 가질 동기를 부여해준다. 희생에 따른 대가를 최대한으로 보장해주는 셈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꼭 '등가교환의 원칙'을 따르지는 않는다는 것을, 호국성 독수리 유격대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한국 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지도 어느새 70년을 넘기고 있다. 최근에야 정전을 넘어 종전을 향한 논의가 남북 정상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지만, 전쟁의 비극과 참혹함이 우리의 마음에 짙은 흉터로 남았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전쟁은 뛰어난 용기와 투쟁 정신을 가진 위인들의 일화를 쏟아냈고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포천 독수리 유격대도 수많은 전쟁 영웅 중 하나로 기록되어 추모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다른 위인들보다 한 발 치 앞서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시사되는 바가 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바로 ‘능동’의 가치다.

‘능동’은 현대가 가장 독려하는 가치이자 자유롭고 건강한 삶으로의 여정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로 여겨진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는 것.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사랑하고 싶은 가치를 사랑하는 것. 이러한 모든 능동적인 행위는 자유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유가 거저 주어지는 가치일까? 당연히 아니다. 우리는 이 전쟁의 역사를 통해 이러한 교훈을 몸과 정신에 새겨두며 살고 있다. 그리고 급격하게 발전한 현대 사회의 표상에 잠시 안도하고 배를 두들길 때쯤, 포천 독수리 유격대 일화는 세상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재고 하게 끔 만든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나라와 같이 군인이 국가 수호의 의무를 다 하고 있지만, 군인 이전에 국민들이 스스로 주권과 영토를 지키려는 마음이 없다면, 군대는 첫 번째로 의식 속에서 사라지다가, 마지막에는 그 실체마저 위협받을 것이다. 군대만 국가를 지키기에 그 가치가 너무 막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천 독수리 유격대가 대체 어떤 ‘능동’적인 가치를 몸에 새겼을까? 그들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서 스스로 싸웠다. 그들은 군복과 전차와 총기로 무장한 세력이 자신의 영토와 가족을 빼앗는 행위를 묵시하지 않았다. 비록 자신들은 싸우기 위한 어떠한 물자도 보급 받지 못한 민간인이었지만, 막연히 지역 군인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63인의 포천 주민이 스스로 일어나 손에 잡히는 무기를 들고 2사단 17연대에 합류해 전투를 주도했다. 이들은 단순히 사명감으로만 무장하지 않았다. 지능적인 전술 회의도 끊임없이 열어 실전에 능한 병력 자원을 키웠다. 유격대는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린다. 어릴 적부터 나고 자란 포천의 지형지물을 꿰뚫어 보고 있었기 때문에 포천으로 들어오는 적을 향한 매복 및 역습에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포천 독수리 유격대가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이유는, 그들이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었기 때문이다. 군인이 전쟁에서 ‘필사즉생’의 각오로 싸우는 것도 그 자체로 무한한 고마움을 느낄 테지만, 무장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당장 옆에 있는 가족을 두고 싸우러 나가기가 어려웠을 유격대원들은 전쟁 이후에도 민간인 신분으로 제대로 된 보급 및 전공, 상훈을 받은 적이 없었다.

이들을 당돌한 의인으로 부르기에는 유격대장을 비롯한 일원들이 겪은 수모가 굉장하다. 싸우러 나간 순간부터 유격대원과 그들의 주변인들은 상습적인 위협에 시달렸다. 북한의 내무서는 유격대장을 찾으려고 혈안이었고, 가족들은 때문에 잦은 이사를 다니거나 독 안에 숨어있던 적도 있었다.

이러한 시달림 속에서도 유격대원은 불안한 눈으로 영토가 황폐화되는 모습을 바라보기보다 차라리 밖으로 나가 싸우는 편을 택한 것이다. 유격대를 부르는 호칭 중 하나인 ‘군번 없는 영웅’또한 이들이 가진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낸 이름이다. 군번줄을 목에 건 군인이 출동 지시를 받고 싸우러 나갈 때, 이들은 스스로 출동을 다짐하고 집에서 나왔다. 심지어 63인 중 16명이 전쟁에서 희생되고 고향으로 돌아가 다시 군에 입대해야 했지만 억울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의병이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그리고 일제강점기까지. 어느 시대에나 의병들은 큰 활약을 했다. 의병은 늘 능동의 가치를 몸에 새겼고 포천 독수리유격대는 역사에 기록된 의병 중 우리 세대와 가장 가까운 의인들이기에,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애국심이란 것은 대단한 무언가를 위해서 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포천 독수리 유격대원들이 보여준 애국신이야 말로 애국심의 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보다 포천 독수리 유격대 얼을 이어 받아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애국심을 만들어 나아가고 꽃 피운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름다운 포천과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군번없는 영웅 포천 독수리 유격대원 63분들과 6.25전쟁 참전 용사분들의 거룩한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윤춘근 / 포천시보훈단체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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