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로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째가 됐다.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감염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수백명이 쏟아지던 국가적 위기 상황을 서서히 벗어나 최근에는 10명 안팎의 확진자 수를 유지하며 통제 가능한 안정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총선도 치렀고 정부에서는 초·중·고교의 순차적 등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가 코로나19 대처의 모범 사례로 우리나라를 인정하고 있다.
이런 긍정적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방역 당국과 공무원들의 밤낮 없는 노력과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단합된 힘을 발휘하는 대한민국의 저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자발적 참여와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볼 때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코로나19는 아직은 현재진행형인 유행”이라고 했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으며 해외에서는 여전히 확산 중에 있기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의 길고 힘든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4월 말부터 5월초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이 중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그동안 외출을 자제하던 분위기가 연휴기간 중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전국의 유명관광지 예약 상황은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자칫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문가들의 경고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철저한 방역과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반면 코로나19 대처와 동시에 최우선할 분야는 경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7.6포인트 하락한 70.8을 기록했다. 지난 2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세며 이는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민들의 일상적인 소비는 급감했고, 소상공인과 기업 매출은 바닥을 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또한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실업대란은 가장 크게 염려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의 핵심대책으로 ‘고용유지’를 들고 일자리 유지를 위한 고용안정특별대책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고용유지를 위한 긴급 지원금 등 수십조원대의 재정지원과 함께 50만개 공공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책사업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정책과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상 유례없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힘을 합쳐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가 모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양보와 협력뿐이다.
정부 역시 비상시국에 걸맞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존의 반시장적·반정부적 정책에서 벗어나 기업과 시장이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경제 위기 극복에서도 대한민국의 숨은 저력이 발휘되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