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중국 명나라 때 홍자성(洪自誠 1537-1619)이 지은 채근담의 詩歌. 옛날에 죽림칠현(竹林七賢)이 아마 이런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죽림칠현은 위(魏)·진(晉)의 정권교체기에 부패한 정치권력에는 등을 돌리고 죽림에 모여 거문고와 술을 즐기며 청담(淸談)으로 세월을 보낸 일곱 명의 선비들을 말한다. 명(明)나라 홍자성의 채근담(菜根談)에서 유유자적하는 시가 나오는 대목이 있다.
그러므로 술을 권하지 않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바둑은 승패를 겨루지 않는 것으로 참된 승부를 삼으며,
구멍 없는 피리와 줄 없는 거문고로써
어떤 음악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을 높이 여기고, 만남은 뒷날을 기약하는 것을 참됨으로 삼으며,
손님은 마중과 배웅을 하지 않는 것이 서로 스스럼없다고 여긴다.
만약 한번 겉치레에 사로잡히고 형식에 묶인다면
곧 속세의 고해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가히 유유자적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케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세종 때의 문신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 : 1360~1438)의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를 읽어보면 진정한 유유자적하는 선비의 멋을 엿볼 수 있다.
춘사(春詞), 강호에서 느끼는 봄의 흥취)
강호(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흥(興)이 절로 난다
탁료계변(濁醪溪邊)에 금린어(錦鱗魚) 안주로다이 몸
이 한가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하사(夏詞), 여름의 한가한 초당 생활) 강호(江湖)에 여름이 드니 초당(草堂)에 일이 없다
유신(有信)한 강파(江波)는 보내느니 바람이로다이 몸
이 서늘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추사(秋詞), 고기잡이를 하며 즐기는 생활) 강호(江湖)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소정(小艇)에 그물 실어 흘리띄워 던져두고
이 몸이 소일(消日)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동사(冬詞), 눈 쌓인 가운데 안분지족하는 생활) 강호(江湖)에 겨울이 드니 눈 깊이 자히 남다
삿갓 비껴쓰고 누역으로 옷을 삼아
이 몸이 춥지 아니하옴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강호사시가와 어부사는 모두 안분지족의 삶과 자연과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어쨌든 노년을 생각보다 멋지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 모든 이의 꿈이 아닐까. 삶의 여정(旅程) 중에서 마음 비우며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때가 노년일 것이다.
참고하거나 이용한 자료 - [채근담(菜根談) 유유자적(悠悠自適)] [이야기 고사성어 장기근 박사 감수 유유자적(悠悠自適) ]. [덕산 김덕권 저 꽃보다 고운 단풍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