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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칼럼] `자살 송`에 매몰되는 청소년들의 미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26일
 
ⓒ 포천신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죽음”
“무책임한 죽음”
“자신을 살해하는 행위”
이상은 자살에 대한 정의를 내린 말들이다.

슬프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을까? 죽음치고 이 세상에 안타깝지 않은 죽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죽음은 늘 남은 사람들에게는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중에서도 미처 피워보지도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청소년들의 죽음은 그 이유를 불문하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사회학적 견지에서 볼 수 있는데 에밀 뒤르캠은 “개인이 소속해 있는 사회 집단에서 개인을 따뜻하게 받아 드려주지 않기 때문에 자살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개인이 사회집단과의 결속이 끊어지면서 생기는 사회심리적 고립현상이 현대사회에서의 자살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

또 다른 하나는 지그믄트 프로이트를 중심으로 한 정신분석에서는 자살을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 공격성의 결과라고 보았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한 인간이 사랑과 미움의 상반 된 감정을 갖고 대하던 어떤 것을 잃고 나면 사랑하던 감정은 영구히 그 상실 된 것에 붙여서 애도, 추모하는 마음으로 남지만 증오하던 마음은 그것에서 떨어져 나와 방향을 돌려 자기 자신에게 와서 자기 자신을 미워하게 되고서 그 미운 자신을 살해하는 자살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3~4년 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서 소위 “자살 송”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청소년들에게 들불처럼 번져나가서 인기를 끓고 있는 자살 송의 한 대목이다. 가사를 살펴보면 “밥만 먹는 식충이” 같은 자기 혐오나 “내가 죽어도 모를 것”이라는 자기를 비하하는 내용 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자살하자 자살하자” 하는 문장과 멜로디가 반복되는 후렴 부분이다. 중독성이 매우 강한 이 부분은 실제 부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살이 별것 아니고 언제든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보육원의 10대 청소년들에게 확인한 결과 실제로 많은 또래들이 이 자살 송을 들어봤거나 불러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더욱이 염려스러운 것은 전에는 이 노래를 부르는 계층이 중 고등학생들이 주류를 이뤘다면 요즘은 초등학생들이 유행처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말에 의하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살이라는 말을 자주 하며 서로 자살하라고 장난처럼 이야기한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 유행처럼 자살이라는 풍조에 전염될까 두렵다. 이런 노래를 자주 부르고 듣다 보면 죽음에 대하여 쉽게 생각하고, 쉽게 생각한 만큼 잘못된 선택도 가볍게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자살률보다 3배나 높고 영국이나 멕시코 국민 전체 자살률보다 높다.

2018년 “청소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9~24세)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참고로 2018년 포천의 자살자 수는 70명이고 그중 청소년은 1명이다.) 청소년들의 자살원인을 살펴보면 가정불화, 이성을 비롯한 친구 관계, 학업성적, 진학문제 등 욕구가 좌절된 상태에서 문제해결이나 대처방법이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어른들이 만들어 낸 사회구조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 이다. 청소년들의 특징은 감정적으로 취약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며 즉흥적이고 행동도 들쭉날쭉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일이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청소년 자살의 최상의 대책은 예방이다.
자살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나 원인 등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여 자살의 직접 동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부모나 가족간의 불화로 인한 스트레스, 대화의 단절, 성적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강압적 요구 등을 자제해야 하며, 학교나 친구로 부터의 따돌림과 그에 따른 신체적 학대 등은 없는지 주변인 모두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저들의 별일 아닌 것 같은 이야기도 그저 흘려듣지 말고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언제든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야생마와 같은 아이들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아주고 열린 마음으로 맞아 줄 수 있다면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결코 잘 못 된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박창진 / 꿈이 있는 마을 원장,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겸임교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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