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좌씨전'에 보면 주자에게는 겉모양이 확연히 다른 콩과 보리도 가려내지 못하는 형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콩(菽)인지 보리(麥)인지도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의 숙맥불변(菽麥不辨)이라는 단어가 형성되어, 평범한 사실조차 모르는 못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됐다. '숙맥'은 이 '숙맥불변'이 줄어든 말이다.
춘추시대 진(晉)의 도공(悼公)에게 형이 있었는데 우둔하여 아무 일도 맡길 수 없었다. 그래서 관직이 없이 지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콩과 보리도 구별 못한다 하여 숙맥불변이라 표현했다. 어리석고 못난 사람, 바보를 가리키는 말로 한국 속담에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와 같은 뜻이다.
흔히 어리석고 고지식한 사람을 가리켜 '쑥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쑥맥」은숙맥(菽麥)을 강조하고자 ㅅ자를 더 붙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하자면 숙맥불변(菽麥不辨)의 잘못된 표현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숙맥'을 강조하려는 뜻에서인지 흔히 '쑥맥'이라고 발음하고 표기한다.그러나 이 말은 '숙맥불변'이라는 한자숙어에서 온 말이기 때문에 '숙맥' 또는 '숙맥불변'이라고 해야 옳다. 숙맥(菽麥)이란 콩과 보리를 뜻하는 명사이며 '숙맥불변'이란 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에서 어리석고 못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됐다. "이 숙맥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할 때에 오곡에 들어가는 숙맥을 왜 바보 같은 놈의 자리에 이런 단어를 썼는지는 의문이다.
우리 역사에도 임진왜란 위기에 종 6품의 이순신 현감을 정 3품의 전라좌수사(후에 삼도수군통제사)로 특진을 시켜 일본의 막강 해군을 전멸시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유성룡(영의정 징비록 저자)에게도 숙맥 같은 삼촌이 있었다고 한다. 콩과 보리를 구분하는 것을 몇 번을 알려주어도 몰라서 형제들은 치숙(痴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몇 년 전 유성룡이 판서로 재임중 집에서 쉬고 있을 때 치숙이 찾아와 바둑을 두지고 청한다. 유성룡은 당시 최고의 국수로 웃음이 나왔지만 삼촌의 청이라 거절을 못하고 대국을 하였는데 몇 수 두지도 않아 유성룡이 절절매며 한쪽 귀퉁이만 살리고 완패를 하였다. 삼촌은 천만 다행이다. ″한쪽 귀퉁이를 살렸으니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겠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는 “모월 모일 모시 쯤 낮선 사람이 찾아 올 터이니 불문곡직하고 나의 집으로 보내라.” 하고 떠나니 유성룡은 관복으로 바꾸어 입고 치숙의 뒤에다 큰 절을 하였다.
며칠 후 과연 낮선 사람이 와서 유성룡을 찾기에 바로 삼촌 집을 안내하니 삼촌은 불문곡직하고 그 사람을 때려 죽였다고 한다. 그 사람은 조선 침략을 준비하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보낸 자객이었다고 한다. 어수선하고 각박한 세상을 살면서 조금 여유를 가지고 사는 순진무구(純眞無垢)한 사람도 숙맥이라고 말하듯(좋은 의미) 남을 속이기보다는 가까운 사람끼리 나눌 수 있는 애정이 담겨 있는 [숙맥(菽麥)] 소리를 가끔은 들어보며 사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