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韓民族)의 고유 명절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음력으로 쇠는 ‘설’은 새해 첫머리란 뜻으로 정월초하룻날이 설날이다. 설날에는 시작한 일들이 잘되어 끝맺음에 좋다는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가슴깊이 새기며 “처음보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자신 있게 혼신의 정신으로 진력하자.
새해 첫날에는 정성껏 준비한 첫 음식으로 정초차례(正初茶禮)를 올린다. 가래떡을 얇게 썰어 장국에 끓인 떡국으로 차린 아침상을 물린 뒤 색동저고리를 입고 웃어른께 세배하고 받았던 세뱃돈이 생각난다.
설날 아침에는 오랜만에 모인 가족 모두가 차례를 올리고 덕담과 세뱃돈을 주고받음으로서 환희의 기쁨과 미묘한 흥취가 넘치는 날이다. 조상님을 기리기 위해 성묘 참배는 우리고유의 세시풍속(歲時風俗)이다.
음력으로 일 년 중 정월 첫날에는 설날, 열 닷새째는 대보름날이다. 어릴 때 색동저고리를 입고 즐겁게 불렸던 동요 중에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의 작곡가 윤극영의 설날노래를 부르면서 흥이 났던 옛 추억을 되새겨본다.
설날노래에 나오는 까치는 참새목 까마귓과에 속하며 우리민요에 자주 등장하면서 기쁨을 가져다주는 길조로 여겼다. 옛 민화 중에 소나무 아래에는 호랑이가 있고 위에 까치가 있다. 호랑이 호(虎)자와 까치 작(鵲)자로 그린 호작도(虎鵲圖)가 있다.
예로부터 전승되어오는 이야기 중에 아침에 소리 높여 우는 까치는 반가운 소식을 가져다준다는 설화가 있다. 대문 앞 나무위에 까치가 둥지를 틀면 그 집 주인이 과거에 급제하거나 벼슬에 오른다는 얽힌 좋은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
한민족의 4대 명절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인 1월1일 ‘설날’,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불을 금하고 찬 음식을 먹는다는 ‘한식’,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하다는 5월5일 ‘단오’, 8월15일 “한가위, 중추절, 추석”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의 근원이다.
자연의 환경 속에서 해마다 피는 꽃은 변함이 없지만 해마다 무상하게 변하는 인간사를 한탄한 연년세세화상사(年年歲歲花相似)라는 말이 있다. 기쁘고 흥겹고 희망이 넘쳐야 할 나날에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의 변화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새옹지마(塞翁之馬)를 직시하여보자.
설날로부터 보름 후 정월대보름날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맞이한다. 정월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한다. 아침에는 귓병이 생기지 않고 귀가 밝아지면서 기쁘고 좋은 소식만을 잘 듣게 된다는 귀밝이술(이명주, 耳明酒)을 마시면서 부럼을 깨고 오곡밥을 먹으면서 사주풀이와 소원성취하기를 빌었다.
보름달이 뜨면 별들의 모습은 감추어지면서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준다. 농경문화 속에서 나쁜 액운을 달집에 태우고 축복을 부른다는 제액초복(除厄招福)을 바라는 마음이다. 정월대보름날에는 달이 뜨는 동네 마을 동쪽에 대나무와 생솔가지, 짚 등으로 덮은 원추형의 나무기둥 달집을 세운다.
달집이 타는 모양으로 풍년과 흉년을 점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풍물놀이는 땅을 다스린다는 지신(地神)을 달래고 복을 비는 지신밟기와 쥐불놀이, 복조리걸기, 연 띄우기, 소싸움, 줄다리기 등 민속놀이를 즐긴다. 정월보름달은 풍요로움의 상징이고, 불은 부정과 사악(四惡)을 물리치는 정화의 상징이다.
하늘과 땅의 조화를 만드시는 천지신명(天地神明)께 한 해 동안 풍요로움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을사람들이 함께 어울렸다. 설날부터 정월대보름날까지 성대하게 지내는 명절로 이 기간에는 상대에게 빚 독촉 등 싫은 말을 하지 않고 좋은 덕담으로 하루하루를 중요시 하였고, 정월보름 다음날부터 한해가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설날 세배와 정월대보름날 달집태우기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 속에서 한민족의 고유한 미풍양속(美風良俗)을 유지하고 있다. 어릴 때 귀여움을 받으면서 설날에 받았던 세뱃돈과 정월대보름날 달집태우기놀이에서 뛰놀던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려보자.
다사다난했던 지난 기해년(己亥年) 돼지띠 해에 기쁘면서 즐거웠고 슬프고 안타까웠던 일들을 추억 속으로 고이 간직하자. 설날부터 시작하는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에는 하늘이 즐거워하고 땅도 기뻐한다는 환천희지(歡天喜地)의 나날이 이어지기를 “설날과 정월대보름날 나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