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望의 2020년 庚子年의 새 아침이 밝았다. 쥐는 지구상 전 지역에 살고 있는 설치류(齧齒類) 포유동물(哺乳動物)로 夜行性이 강하고, 繁殖力이 매우 높은 雜食 동물이다. 그래서 웬만한 환경에서도 生存力이 강하여 급속도로 번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집쥐· 들쥐· 생쥐· 얼룩쥐 등 10여 종에 달하는 쥐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쥐띠 해는 豊饒와 希望과 機會의 해이다. 쥐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食福과 함께 좋은 운명과 자손을 많이 거느리게 된다고 하는 俗說이 있다. 그리고 쥐는 危險을 미리 感知하는 本能이 있어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는 근면의 동물로 財物로 다산(多産)·풍요(豊饒)·기원(祈願)의 象徵으로써 알려져 있다. 또 쥐는 先天的으로 눈치가 빠르고 어려운 與件下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習性이 강한 동물이다.
쥐로 인한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50여 년대 이전에는 쥐약이 없어 쥐의 번식을 막을 길이 없고 덫을 놓기는 했으나 피해를 줄일 수가 없었다.
밤이면 서배(鼠輩)들이 집단적으로 벽· 천장· 방바닥· 문 등을 닥치는 대로 뚫고 마구 드나들면서 貯藏한 穀物을 훔쳐 먹어 서축(鼠縮)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먹지도 않으면서 웬만한 生必品을 쏠아서 망쳐버려 그 被害가 매우 컸다. 이처럼 쥐가 물건을 쏠아서 결딴내는 것을 서파(鼠破)·서설(鼠齧)이라고 하는 낱말이 등장했다.
그 당시 농가에서 음력 정월 첫 쥐날에 쥐를 쫓는다는 뜻으로 논둑·밭둑에 마른풀에 불을 놓았다. 필자가 유년시절을 보내던 농촌에서 쥐불놀이를 하다가 옷에 불똥이 튀어 부모님의 걱정을 듣던 일이 於焉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 동네에는 丙子생 쥐띠 동갑네가 너덧 명이 서로 힘자랑·공부자랑하면서 다투며 성장했는데 6.25 때 뿔뿔이 헤어져 그 후에 소식으로 유명(幽冥)을 달리하고 불편한 생활을 한다고 하니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금할 길이 없구나.
50~60년대 외국에서 救護糧穀이 선적(船積)해 入港할 때 곡물 더미 속에 숨어 들어온 쥐의 번식이 급속도로 늘어나 창고에 살충제를 살포했지만 그 가운데 생존해서 다시 繁殖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 쥐를 박멸(撲滅)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쥐 잡는 날을 정하여 쥐잡기 범국민운동까지 벌렸지만 쥐는 계속 번식하게 되었다. 그 당시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쥐를 잡아 꼬리를 잘라 오게 하여 수합해서 施賞까지 했던 일이 회상된다.
쥐를 나타내는 글자로 지지(地支)에서는 자(子)로, 일반적인 쥐는 서(鼠)로 표기하였다. 서(鼠)에는 쥐의 습성인 훔치는 의미와 우물쭈물하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康熙字典에서는 쥐를 ‘혈충 사수선도(穴蟲 似獸善盜)’-구멍에서 살면서 훔치기를 잘하는 짐승-이라 했고, 우물쭈물하다는 의미로는 ‘수서량단(首鼠兩端)’으로‘ 쥐는 의심이 많아서 구멍·구덩이에서 머리만 내밀고 觀望하는 것처럼 양편 중 즉 기로(岐路)에서 어느 것을 택할 지 進退와 去取를 결정하지 못하고 관망함’이라는 말을 통해 보신주의(補身主義)·기회주의(機會主義)·부화뇌동(附和雷同)의 의미로 군자·대장부·선비의 정신과는 멀다고 하겠다.
또 쥐는 구멍을 파 두고서 먹을 수 있는 곡식· 과일 등을 훔쳐 날라다 저장해 두고 먹는 습성이 있어 서적(鼠賊),서도(鼠盜),서절구투(鼠竊狗偸)·양상군자(梁上君子) 등의 한자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쥐는 덩치가 작지만 약삭빨라 인간에게 比喩하는 말로 쥐처럼 재빨리 달아나 숨는 것을 서둔(鼠遁)이라 했고, 서복(鼠伏)은 쥐처럼 몰래 재빠르게 숨는 것을 나타내고, 그밖에 음서(陰鼠)·은서(隱鼠) 등의 단어도 있다.
쥐를 하찮게 여겨서 보잘 것 없는 小人에 비유해 서배(鼠輩), 담력(膽力)이 약해서 흉보는 말로 서담(鼠膽), 才力이 변변치 못해 쓸모없는 것으로 서기(鼠技), 견해가 하찮은 좁은 모양으로 서목(鼠目)이라고 했고, 서간충비(鼠肝蟲臂)는 쥐의 간과 벌레의 팔로 모두가 하찮은 것을 나타낸 말이다.
궁서설묘(窮鼠囓猫)에서 궁(窮)자는 ‘궁색(窮塞)하다’의 의미요, 설(齧)자는 ‘물다·깨물다’의미요, 묘(猫)는 ‘고양이’이므로 사지(死地)에 몰린 쥐는 죽기로 하고 고양이를 깨물음으로 궁지에 몰린 약자(弱者)가 강적(强敵)에게 필사적으로 반항함을 말하고, 조궁즉탁(鳥窮則啄)이란 말도 새도 항차 쫓겨 進退가 궁하면 도리어 상대를 주둥이로 쫓음으로 약한 자도 궁지에 몰리면 강적에게도 대항함을 뜻한다.
쥐가 몸집이 작아서 하찮게 생각하고 여기는데 ‘쥐도 새도 모르게, 쥐구멍, 쥐꼬리만 하다, 쥐방울만 하다, 쥐뿔도 모른다, 쥐새끼 숨듯이, 쥐 잡듯이, 쥐 죽은 듯 하다.’ 등은 순 우리말의 낱말로 우리말의 우수성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라는 俗言이 있는데 여건이 여의치 않아 몹시 고생하는 사람도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때를 만나 운이 트일 날이 있음을 말해 주어 失意에 찬 사람들에게 새로운 意慾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다.
쥐는 多産의 동물 중 대표적인 동물이다. 덩치는 작지만 繁殖力이 왕성하여 임신기간이 불과 3주, 出産 후 바로 발정(發情)하여 교미(交尾)하게 되어 한 쌍의 쥐가 10마리씩 연간 5회 이상 새끼를 낳는다는 계산이고 보면 엄청나게 번식하여 기하급수(幾何級數)인 숫자로 불어나게 된다. 오늘날 쥐는 저출산(低出産) 고령사회(高齡社會)에서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인간들의 부러움을 사게 된다.
쥐는 우리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 중 서적(鼠賊)·서파(鼠破)로 피해를 많이 주고 있으나 근간에는 醫學 실험용으로 인간에게 이용되고 있다. 이인투어(以蚓投魚)- 微物인 지렁이도 물고기가 좋아 한다-라고 했으니 보잘것없는 동물도 쓸모가 있지 않는가 한다. 비록 하찮은 微物이지만 多産하는 生態를 羨望하고 인간 사회에서 상대방을 하찮게 여기고 폄하(貶下)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