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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오판(誤判)과 오기(傲氣)

오만과 거만을 버리고 겸허하고 겸손하라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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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노라면 오심(誤審)이란 말을 자주 들을 것이다. 오심이란 심판이 판정을 잘못 내렸다는 것이다. 오심에서 암시하듯이 오판(誤判)이란 판단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어떤 사항에 대하여 잘못 보거나 잘못 판단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誤는 의미요소로 말씀의 뜻인 言(언)과 발음요소인 吳(큰 소리 칠 오)가 더해진 글자로 큰소리치며 장담하는 말은 대부분 일을 그르치게 한다는 데서 ‘그르치다’, ‘잘못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그릇되다[謬也]’라 하였다. 오기(誤記)는 ‘잘못 기록하다’의 뜻이고 오도(誤導)는 ‘그릇된 길로 이끌다’의 뜻이며 오해(誤解)는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알다’의 뜻이다.

判은 의미요소로 칼의 뜻인 刂(도)와 半(절반 반)이 더해진 글자로 본래 칼로 반을 나눈다는 데서 ‘나누다’의 뜻을 나타낸다. ‘판단하다’의 뜻은 파생되었다. 설문해자에서는 ‘나누다[分也]’라 하였다. 판독(判讀)은 ‘뜻을 판단하면서 읽다’의 뜻이고 판명(判明)은 ‘사실이 똑똑하게 드러나다’의 뜻이며 판결(判決)은 ‘시비나 선악을 판정하여 결정하다’의 뜻이다. 오판이란 말이 있는가 하면 오퍅(傲愎)이란 말도 있다. 오퍅은 ‘교만하고 독살스럽다’는 것이다. 오기(傲氣)는 힘이 달리면서도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다. 끝까지 ‘오기로 버티다’, ‘오기에 쥐 잡는다’는 속담도 있다. 둘 다 쓸데없이 오기를 부리다가 낭패를 본다는 뜻이다.

오기는 오만(傲慢)과 통하는 말이다. 오만은 잰체하며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거만(倨慢)을 떠는 것이다. 잘난 체 하는 것이다. 겸손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연 앞에 겸허(謙虛)하고 사람 앞에 겸손(謙遜)해야 한다. 위정자들은 특히 집권자들은 자신들의 성공을 모델화하려는 위험에 빠지기 쉽다. 그렇게 되면 온갖 관심이 내부로 향하고 안에서 진행되는 일에만 집착해 변화에 둔감해진다.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는 순간 위험은 시작된다. 있을 때, 잘 나갈 때, 자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승승장구할 때일수록 교만해져 제멋대로 행동하진 않는지, 주위의 관심과 배려가 당연하다고 여기진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상황(狀況)은 변하고 영원한 갑(甲)은 없다. 시대의 흐름(trend)을 잘 읽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왜곡(歪曲)해서도 안 되고 분칠해서도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을 잘 해야 한다. 오판해서는 안 된다. 방심(放心)해서도 안 된다. 오판과 방심이 화(禍)를 부른다는 사실을 절감(切感)해야 한다. 절실히 느껴야 한다. 어찌해야 하는가? 노조의 권고는 받아들이되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모두가 아우성이다. 나라를 걱정한다. 현실을 살피지 않는 정책의 부작용으로 고용대란이 벌어지고 경제가 말이 아니라고 야단이다. 경기(景氣) 오판으로 성장은 멈추고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읍소(泣訴)한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모든 프랑스 아이는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다.” 프랑스 혁명의 주역이자 공포정치로 유명한 로베스피에르는 1793년 이같이 말하며 ‘반값 우유’ 정책을 시행했다. 솔깃한 구호에 대중은 환호했다. 우유 값도 잠시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곧 농민들은 젖소 사육을 포기하고 도살하기 시작했다. 젖소 사료 값보다 우유 값이 낮으니 농민 입장에서는 젖소를 도살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우유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폭등하자 로베스피에르는 ‘반값 건초’를 단행했다. 이번에는 건초업자들이 건초를 불태워버렸다. 건초 생산 비용이 건초 가격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의도와 반대로 반값 우유 정책은 가격 폭등만 불러왔고 우유는 서민은 엄두도 못 내는 초고가(超高價) 식품이 돼버렸다.

여론조사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서는 안 된다. 민심(民心)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아직도’는 부정적인 평가고 ‘벌써’는 긍정적인 평가다. 최근 들어 ‘아직도’라는 응답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단순하지만 어떤 여론조사보다 정확한 지표(指標)다. 위정자는 새겨들을 일이다. ‘자기 존재가 공동체에 기쁨과 유익이 되지 못한다면 내려오시라.’ ‘나라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내놓겠다는 소명이 없다면 정치를 떠나시라.’ 나라를 걱정하며 마음 줄 곳 없는 국민들은 이렇게 외치고 싶을 것이다. 시국을 걱정하며 오판과 오기를 떠올리는 이유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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