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은 지난 1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추도식이 열리는 등 전국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현충원 추도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황교안 등 여야 5당 대표가 모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자신의 SNS에 “국민의 마음속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원히 인동초이며 행동하는 양심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걸어갈 우호·협력의 길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국민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그의 통찰력과 지도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우리나라가 국내외적으로 놓인 상황을 보면 이런 생각이 더 짙어진다.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정국으로 흐르고 있고,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평화 노선에 어깃장을 놓듯 미사일 도발과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대외적 상황이 이렇게 엄중함에도 국내 정치는 당리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소모적 투쟁만 계속하고 있다.
이런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김 전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1998년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자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일본 의회 연설에서 “일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대중문화를 개방해 문화교류의 폭을 넓히는 한편 2001년 7월에는 20억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를 통해 국익을 우선한 실리 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했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국익을 우선하는 실용 외교가 철저히 반영된 결과물이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그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고,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반면 남북 간 대화와 화해를 추진하면서도 국가안보태세는 확고하게 해 냉철함을 유지했다.
또 국내 정치에 있어서도 포용과 화해에 기반을 둔 통합의 정치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자신의 생명까지 위협했던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했고, DJP연합을 통해 정치적 반대 세력을 포용했다. 대한민국 역사 이래 최대의 위기이던 IMF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협치를 바탕으로 한 국민들의 단결된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걸었던 민주주의와 인권, 국익과 번영, 한반도 평화, 통합과 화해의 길을 돌아보며 우리가 마주한 현실에서 극복해야 할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