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뛰며 노닌다 라는 뜻으로 천지조화의 작용이 그지없이 오묘함을 비유하는 말
출전(出典) :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록편(旱麓篇) 瑟彼玉瓚 黃流在中 (슬피옥찬 황류재중)
산뜻한 구슬 잔에는 황금 잎이 가운데 붙었네.
豈弟君子 復祿攸降 (기제군자 부록유강)
점잖은 군자님께 복과 녹 이 내리네.
鳶飛戾天 魚躍于淵 (연비려천 어약우연)
솔개는 하늘 위를 날고 고기 는 연못에서 뛰고 있네.
豈弟君子 遐不作人 (기제군자 하불작인)
점잖은 군자님께서 어찌 인 재를 잘 쓰지 않으리오.
솔개가 하늘에서 날고 고기가 연못 속에서 뛰고 있다는 것은 성군(聖君)의 정치로 정도(正道)에 맞게 움직여지는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 새는 하늘에서 날아야 자연스러운 것이며, 물고기는 물에서 놀아야 자연스럽다. 이는 천지의 조화 바로 그 자체인 것이다. 퇴계(退溪) 선생은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에서 천지만물의 자연스러운 운행을 이렇게 노래했다.
"春風 花滿山(춘풍에 화만산)하고 秋夜 月滿臺(추야에월만대)로다. 四時佳興(사시가흥)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魚躍鳶飛(어약연비) 雲影天光(운영천광)이야." [봄바람이 산 가득 꽃을 피우고, 가을 밤 달빛이 환히 비추는 것은 어긋남이 없는 우주의 질서이고,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와 함께함은 자연과 합일(合一)된 인간의 모습이다. 게다가 솔개가 하늘을 날고 물고기가 물속에서 뛰노니 이는 우주의 이치가 잘 발현된 상태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은 만물이 우주의 이치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모습들을 집약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또 율곡 이이(栗谷 李珥)선생이 19세 때 금강산 마하사에 들어갔을 때 노승 의암(義庵)이 물었다. "유교에도 비공비색(非空非色)이라는 말과 같은 법어(法語)가 있느냐?" 이에 율곡은 즉석에서 대답하였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이 곧 비공비색(非空非色)의 의사(意思)입니다."그러고 다음과 같이 한시를 지어 재확인하였다.
鳶飛魚躍上下同(연비어약상하동) 솔개 하늘을 날고 물고기 물에서 뛰는 이치, 위나 아래나 똑같아這般非色亦非空(저반비색역비공) 이는 색(色)도 아니오 또한 공(空)도 아니라네. 等閑一笑看身世(등한일소간신세) 실없이 한번 웃고 내 신세 살피니獨立斜陽萬木中(독립사양만목중) 석양에 나무 빽빽한 수풀 속에 나 홀로 서 있었네.
이 시는 위로는 공중에서 솔개가 날개치고 아래로는 연못 속에서 물고기가 뛰노는 것이 모두 생명이 약동하는 세계임을 찬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유가(儒家)의 이 시와 불가(佛家)의 비공(非空) 비색(非色)의 법어가 생명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한 방편임을 갈파한 법어(法語)와 공통되는 점이 있다. 이것이 곧 생명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