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날 정릉에 살던 서울 사람이 개성 고향을 찾아와 무섭고 소름끼치는 얘기를 하여 장날 장꾼들을 놀라게 하였다고 한다.
어느 날 밤, 택시운전기사가 서울 종로에서 미아리 고개를 넘어 정릉으로 가자는 손님을 태워서 정릉을 향했다. 묘령의 젊은 여인인 손님은 매우 미모의 여인인데 운전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그랬다. 백미러로 뒷좌석에 탄 묘령의 손님을 힐끔, 힐끔 돌아보는데 여인의 모습이 백미러에 안 비쳐 보이는 게 아닌가? 귀신? 산 여우의 변신? 그러나 누구든 손님은 손님이니까 친절히 모시는데 손님은 크고 웅장한 고래등같은 집이 솟은 대문 앞에서 세워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기사님, 제가 비도 오고 추워서인지 지갑을 안 가지고 나왔으니 잠깐만 대문 앞에서 찾를 세우고 기다리시면 내 집 안으로 들어가 차비를 갖다 드리려고 하는데…” “아, 그러세요. 잠시 기다릴 테니 속히 다녀오세요” 흔히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금방 차비를 갖고 나온다던 여인은 30분, 1시간을 지나도 안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수 없이 운전사는 대문을 두들이면서 기다림에 지친 목소리로 외쳤다.
“아니,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차를 타고 왔으면 차비를 주셔야지요”
잠시 후, 대문이 열렸다. 대문 안에 들어서니 대청마루에 상청이 차려져 있는데 제상에는 방금 전, 택시를 타고 온 묘령의 여인이 제상의 주인공이 되어 사진 속 얼굴이 되어 앉아있지 않은가?
바로 그 날이 부잣집 외동딸의 기일인데 제사상을 받으려고 택시를 무임승차하고 온 것이었다. 놀랍고도 놀라운 일이었다. 택시기사는 몇 배의 차비를 받아가지고 부잣집을 떠나 다시 정릉고개를 넘어왔다.
이 소문(이야기)이 지금껏 내 고향 포천의 사랑방까지 사실(?)로 전하는데 더욱 놀라운 일은 미합중국 애틀랜타에서도 똑같이 전해져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