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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김창종의 포천 이야기] 믿거나 말거나(1)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8년 12월 19일
 
ⓒ 포천신문  
옛날 우리 포천의 순진하고 착한 청년이 일제 강점기 서울 구경을 가게 되었다, 먼저 서울을 다녀온 달룡이에게 물었다.

“서울 구경은 어찌하면 되는가?”
“가르쳐 줌세, 호양고개를 넘어 덕쟁이에 가서 경원서 기차를 타고 서울 청량리에 내려서 양복을 사서 입고 구두를 사서신고 이발을 하고 전차를 타고 종로 동대문에서 내려”
“알았네. 그 정도는 나도 알지”
그런데 문제는 이발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 이발소가 공교롭게도 소매치기(쓰리꾼) 대장(오야붕)의 단골 이발소인지 누가 알았겠는가. 종로‧동대문 통 쓰리꾼들은 만원 전차에서 소매치기를 한 돈을 쓰리꾼 대장의 머리 모양을 보고 뒷주머니에 넣어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순진한 포천 젊은이는 달룡이에게 들은 대로 준비와 순서를 따라 했는데 이발소 종업원들이 장난으로 깔깔거리며 ‘쓰리꾼 대장 머리 모양’으로 깎아준 것이었다. 엄청난 장난이었다. 드디어 순진한 청년은 준비를 끝내고 청량리 출발 종로행 전차를 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뒷주머니가 불룩해 지면서 연신 손이 들락이는 느낌을 받았다.

‘웬일이지? 뒷주머니가?’

동대문에 도착한 젊은이는 동대문 옆을 지나 창경원으로 가서 온종일 구경하고 맷방석만한 호떡도 사먹고 만쥬도 사먹고 코가 찡하는 사이다와 라모네도 사먹고 놀다가 집으로 내려왔다.

서울 구경을 하고 돌아 왔다는 소문이 나자 마을 사람들이 젊은이네 사랑방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까맣게 잊고 있던 양복 뒷주머니의 돈 뭉치를 발견한 젊은이의 아내는 깜짝놀라서 소리쳤다.

“아니, 여보 당신은 서울 구경 가서 구경은 안 하고 도둑질만…?”

쓰리꾼 오야붕 모양의 머리를 깎고 얻은 횡재를 순진하고 착한 젊은 내외가 어찌 알겠는가? 말꾼들도 횡재 소식을 전하기에 바빴다.

“아무개가 서울구경하고 큰 돈이 생기는 횡재를 했다더라-”

그 돈은 마을 촌장님과 상의하고 저수지도 만들고 공동답도 서서 마을은 부자마을이 되었더란다. 하늘이 주신 돈이라고….

그 후, 혹시나 횡재라도 할까 하고 서울구경 다니는 젊은이들이 늘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믿거나 말거나.

벽운 김창종 / 수필가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8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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