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언어현상을 관심 있게 쳐다보면, 경음화현상(된소리되기)이 상당히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인은 이미 2000년도에 어느 학회에서 ‘경음화현상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연구’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으나, 지금 언어 산책에서 되돌이켜 볼 생각이다. 그런데 여기서 정확히 해 두어야 할 점은, 올바른 규칙으로서의 경음화현상과 일상생활에서 흔히들 잘못 쓰는 경음화 현상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는 경음화 현상이다.
ㄱ. 막대[막때], 학교[학꾜], 닫다[닫따], 밥도[밥또], 잡다[잡따] ㄴ. 신을 신고[신꼬], 줄을 감고[감꼬], 품에 안다[안따] ㄷ. 등불[등뿔], 손등[손ㅤㄸㅡㅇ], 콧등[코ㅤㄸㅡㅇ/ㅤㅋㅗㄷㅤㄸㅡㅇ]
위의 예들에서 다루는 현상들은 올바른 발음 규칙의 경음화현상들이다. ㄱ과 ㄴ을 국어문법에서는 경음화현상(된소리되기 규칙)이라고 하고, ㄷ을 사잇소리현상이라고 한다. 어쨌든 위의 예들은 올바로 발음하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문법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은 예들이다.
위의 예들은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 발음하여 사용하는 예들이다. 말 그대로 중국어는 [중구거]지, [쭝구거]로 발음해서는 안 된다. 다른 ㄹ, ㅁ, ㅂ의 예들도 다 마찬가지다. 된소리로 발음할 이유가 없는 소리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한국어 화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이유없는 된소리들 즉 경음화 현상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ㅅ. 참 쌩쑈(生show)를 한다. ㅇ. 오늘밤 우리 쏘주(소주) 한잔 할까? ㅈ. 우리 열심히 안 하면 짤릴(잘릴) 지도 몰라. ㅊ. 나 오늘 머리 깜꼬(감고) 왔어. ㅋ. 오! 짱(장/將)인데!
세대를 막론하고, 이러한 현상들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이미 학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연구들이 활발하다고 한다. 우리가 여기서 고민해야 할 점은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언어현상을 자연스러운 일종의 흐름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관점과 규범적인 성격으로 파악하여 잘못 된 점은 고쳐야 한다는 관점이 있다. 마침 ‘효과’라는 단어의 발음이 [효꽈]로 발음해도 된다고 국립국어원이 발표했다고 한다. ‘교과’역시 [교꽈]를 인정한다고 한다. ‘자장면’과 같은 단어도 이제는 ‘짜장면’으로 허용된 시대적 흐름과 함께 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지나치게 사회적 흐름만을 쫓아가는 것도 교육적인 측면을 무시하는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머리를 감다’든 ‘머리를 깜따’든 뭐가 상관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언어 산책로에서만큼은 조금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