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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김영관] 8·15 광복의 기쁨은 어디로 갔는가(4)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7년 10월 23일
일제 강점기의 이 나라 젊은이들에게는 크게 두갈레 길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잃어버린 조국과 자유를 되찻기 위해 독립운동에 나서는 길입니다. 목숨을 건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광복군에 투신한 장준하 전 사상계사장님과 김준엽 전 고려대총장님등이 그들입니다.
다른 하나는 침략자인 적국 일본편에 서는 일입니다. 출세와 영달이 보장된 길이였습니다.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장교로 근무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 입니다.
8.15 해방으로 되찾은 나라에서는 첫번째 길에 선 사람들이 나라의 주역이 되는게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우리의 역사는 안타깝고 이상하게도 반대로 흘렀습니다.
일제를 물리친 해방된 조국에서 독립투사들은 홀대 받고 친일파가 득세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정의가 거꾸로 선 상황은 역사가 아니라 아직도 생생한 현실로 존재합니다. 독립운동의 상징이자 실체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1919. 4. 11일 출범)가 무시되고, 1948년 8월15일 정부수립일을 건국이라고 하는 주장이 무리를 이룸니다.
우리 포천의 자랑스러운 선배님이신 김영관(94세) 한국광복군동지회 명예회장님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는 7살,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과는4살 적은 동시대의 젊은이였습니다.
그러나, 김영관 선배님은 징병된 지 얼마 안 돼 탈출하시어 광복군에 합류하는 길을 택했습니다.중국 대륙에서, 만주벌판에서 풍찬노숙하시며 일제와 싸워야 했습니다.
해방 후 아무 명예와 보상도 없이 민간인 신분으로 조국에 돌아와야 했습니다. 성실하게 공직자로 살아온 광복군 출신의 노병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울화가 치미는 속앓이가 해야 했습니다.
두 정권이 뉴라이트 주장대로 1945년 8월 15일 건국절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광복절 청와대 오찬에서 그의 분노는 대통령 앞에서 마침내 터져 나왔습니다. "1945년 8월 15일 건국절은 민족정기를 짓발는 것이라고"
애국심이 가득한 그로서는 비장한 각오를 한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광복군 노병 김영관 선배님은 1년 만에 바뀐 세상에서 안도하는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건국절이 1919년 4월 11일로 바로 잡혀감을 실감하며 말입니다.
발행인 주.

 
 
ⓒ 포천신문
다음날 고향에 돌아온 가벼운 마음으로 남대천으로 나가 낚시를 드리우면서 어릴 적 물장구를 치며 놀던 친구들을 그리며 수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가 “자네 낚시를 거두어 즉시 집으로 돌아가게” 한다. 뒤돌아보니 코흘리개 죽마고우였다. 그는 가정 형편상 보통학교(지금의 초등학교)도 못 다닌 빈한한 가정출신인데, 여기 영평이 38선 이북 북한 땅이라 노동자, 농민을 앞세우는 그들의 조직에 참여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기서는 한가하게 낚시를 즐길 분위기가 아니란다. 옛 친구를 위해 충고한 것이다. 즉시 낚시를 거둬올리고 돌아와 조부모님께 이 분위기를 말씀드리니 여기는 옛 영평이 아니라고 하신다. 그러고보니 다정했던 이웃과 지인들의 냉냉한 대응에서도 의문이 풀렸다. 며칠 후 이미 월남을 준비하시던 조부모님께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며 탈출을 실행에 옮겼다. 신변 필수품만 챙겨 야반 암흑을 이용해 내를 건너 양문으로 탈출했다. 38선 영평천 북쪽으로 불과 수 백미터 거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고향은 북한 땅이어서 월남인 처지가 되어 포천에 정착한 피난민 신세가 됐다.

그로부터 70여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의 우리 사회 실상은 어떠한가. 그 동안 악조건을 극복하고 이룩한 산업화와 자랑스러운 민주화를 이루고, 국제적으로 경제 10위권의 세계가 부러워 하는 모범 국가로 성장하였지만, 해방의 혼란과 민족의 비극인 6.25 전쟁을 겪으면서 국토는 분단되고, 국민 의식은 정치, 사회적 불안정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바라고 꿈꾸던 8.15 광복의 기쁨과 희망찼던 미래의 꿈은 이루지 못하고,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또한 오늘의 실정이다. 우리는 쓰라리고 아팠던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파당행위는 국론분열로까지 이어졌으며, 부조리와 극심한 부패는 권부의 핵심부에서부터 사회 전반으로 만연되고, 심지어는 나라의 간성인 군의 수뇌부까지 오염된 실정이다. 그리고 국제 정세에 대한 둔감은 4대강국에 둘러쌓인 동북아와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적절히 대처하고 있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또한 국민들의 국정에 대한 무관심은 오늘의 정치 불안과 사회 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태평양전쟁 발발의 책임자요, 전범국가인 일본은 전후 국토도 제대로 본전하고 경제대국, 군사대국으로 도약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피해국가이면서 전승국 반열에 있는 우리나라는 국토가 분단되고 4대강국에 둘러쌓여 불안할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는 아픈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화합단결을 외면하면서 혼란스럽기까지 한, 바른 역사가 전도된 것 같은 오늘의 정세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나라 잃은 데서 연유된 엄연한 역사적 사실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김영관 / (전) 한국 광복군 동지회 회장 (포천 영평 출신)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7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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