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전문이다 모두들 나를 쉽게 열어 재꼈다 나를 열고 들어온 사람들은 또 나를 쉽게 열고 나갔다 그때 나는 굳게 닫히고 싶었지만 닫히지 않았다 열일곱 살 때 사장한테 보너스를 받지 못했다며 편지를 썼을 때 공장장 부인은 배후가 누구냐며 캐물었다 혼자 쓴 편지라고 하니까 주둥아리 닥치라며 따귀를 올려붙였다 그때 나는 심히 닫혔었다 닫혀 살다보니까 나의 장식은 녹이 슬었고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그래서 모든 이에게 문호를 개방했지만 사람들은 나의 용도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들락날락했다 나는 회전문을 꿈꾸었다 누구나 열면 버튼 없이도 열어지지만 온몸으로 밀고 들어오는 게 정답인 나는 회전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나 드난할 수 있는 도서관이 되었고 호텔이 되었다 나는 이제 정원의 꽃길로 나가는 회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