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또는 휴일이나 공휴일에 주변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을 보면, 그 무언가 만끽하는 얼굴표정이 가득 넘쳐 보인다. 등산객들 사이에서 덕담을 주고받는 이들의 얼굴에는 기쁨의 환희가 넘치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가 있다.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일정한 소리의 체계에 따라 발음기관으로 사고(思考)의 표현수단으로 내는 소리인 말(言)로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문자나 소리 따위의 수단인 언어를 통해 정담의 말을 듬뿍 주고받고자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상호간 말을 안 한다면 이로 인하여 받는 정신적 장애인 화가 나거나 속상해함으로서 마음에서 오는 심한 아픔이 발생하게 되며 의사표현인 말을 통해 서로 잘 통한다는 소통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 않은지 생각하게 된다. 어릴 때에 어머님 뒤를 따라가면 무언가를 입속으로 중얼거리는 말씀을 들은 적이 많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을 거느리면서 생활 속에서 받은 말 못할 마음을 표현하시지 않았나한다. 이러한 표현을 안 하셨다면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해 생긴 마음에서 오는 아픔인 속병이나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삭이지 못해서 발생한 화병(火病)이 있었을 것을 혼잣말로 중얼대는 말씀을 하심으로서 마음속 아픔이 해소되고 후련해지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전승되어 내려오는 설화 중에서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여이설화(驪耳說話)에 신라 제48대 경문왕(景文王 ?~875, 재위 861~875)이 되고 난 뒤 갑자기 귀가 포유류 말과에 속하는 동물의 하나인 당나귀 귀처럼 컸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왕의 두건을 만드는 복두장(幞頭匠) 한 사람으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다가 죽을 때가 되어 도림사 대나무 숲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 뒤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가 서로 부딪치면서 그런 소리가 났다는 말을 들은 왕은 대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운향과(芸香科)에 속한 낙엽교목인 수유(茱萸)나무를 심게 했는데, 그 뒤로는 “임금님의 귀는 길다”라는 소리가 났다는 설화는 사람 마음속에 간직한 말은 언젠가는 누구에게나 꼭 전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오래전부터 이치에 꼭 맞아 인생의 교훈이 될 만한 짧은 말을 보면, 이 말은 “너만 알고 있어”, “자네한테만 하는 이야기인데”라는 말은 세월이 지나면 다른 사람을 통해 다시 들을 수 있는 말로 “발이 없는 말 한마디가 천리를 간다.”는 등 많은 이야기의 격언들이 있다. 사람은 상대에게 나의 말을 전하면서 상대의 말을 듣고자한다. 상대가 내 말을 듣고 대꾸가 없다면 이는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상대에게 한 말에 대해 응하여 말하거나 어떤 태도를 보이는 대꾸가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푸른 숲과 맑은 공기가 있는 산에 오르면서 언덕을 넘어 다니도록 길이 나 있는 비탈진 곳을 통과하여 깔딱 고개에 오르자 시야가 확 트인 건너편 산을 보니 마음이 더없이 좋아 나도 모르게 ‘야호’라고 큰소리로 외쳤더니 산이나 절벽 따위에 부딪쳐 되울려오는 소리가 웅장하게 들림으로 나의 마음에 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메아리이다.
메아리는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메아리는 넓은 들에 펼쳐져 있는 들녘에서는 들을 수가 없다. 큰소리가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나 절벽에 부딪쳐 되울려 오는 산울림이 크게 들릴수록 충분히 만족할 만큼 느끼고 즐길 수가 있는 것이 산과 계곡에서 들려오는 것이 자연적인 메아리이다. 인위적인 메아리는 상대의 말을 받아 자기의사를 밝히거나 나타내는 말인 대꾸라고 말할 수 있다. 상대가 한 말에 대해 아무런 대꾸가 없으면서 바라보는 눈매가 흐리지 않고 뚜렷이 반히 쳐다만 본다면 말을 한 자신을 깔보고 업신여겨 욕되어 당하는 모욕감(侮辱感)으로 크게 느끼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질 수가 있다.
사람은 상대가 나의 존재를 높게 인정을 하여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돈독한 관계가 자연스럽게 유지된다. 잘 지내오던 상대가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상대하고 싶지 않은 상대로 바뀌게 되면서, 바로 사사건건 영원한 적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관계에 이르는 인간관계이다. 상대와 대화 중 답변인 “메아리는 한마디로 애지중지(愛之重之)하는 소중한 보물단지”라고 표현할 수가 있다.
어느 때부터 다른 한때까지의 사이가 좋았다가도 불편한 사이로 변하는 것은 상대에게 오가는 말에 대한 관심표명의 덕담인 메아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가 있다. 상대를 만났을 때에는 먼저 정다운 인사를 나누면서 서로 좋은 말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막힘이 없이 잘 통하는 의사소통을 자신의 자세를 낮추면서 상대에게 전한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상대에게서 자신의 존재가 대단한 것처럼 인정만을 받고자한다면” 서로 소통하는 말에 대한 뜨거운 정(情)이라는 메아리는 영원히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