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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권의 언어 산책] 산책을 나서며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11일
 
↑↑ 김유권 국어학 박사
건국대학교, 대진대학교 강사
ⓒ (주)포천신문사 

바쁜 일상에서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가벼운 차림으로 공원이나 주위를 산책하는 일은 우리의 생활을 재충전시킨다. 산책은 육체적인 면은 물론이요, 정신적인 면에서도 우리를 한층 더 여유롭게 한다. 산책은 또한 천천히 걸으면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도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에 둘러싸여, 좋은 공기와 향기로운 풀내음을 맡으며, 걷는 산책길은 가끔씩 산책하는 이들을 철학자로 만들기도 한다. '나는 왜 사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땐 왜 그랬을까?', '도대체 그 이유는 뭘까?' '철학'이라는 것이 어떠한 것들에 대한 근본적인 것들을 묻는 것이라 한다면, 바로 산책길에서의 이러한 물음들은 우리를 '철학'으로 이끌어 가는 좋은 길라잡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국어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산책을 나선다. 우리는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이라는 산책로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모든 언어가 아름답겠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말과 글'은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미학을 갖는다.

시를 낭송하고, 노래를 불러보면, 우리말에서 풍기는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모든 언어에 해당하는 소리이지만, 우리말에서의 /ㄴ,ㄹ,ㅁ,ㅇ/소리는 입에서 경쾌함과 밝음의 이미지를 자아내고(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어르신들의 사투리(워메~/워땀시/ 음메 기죽어부러/ 아따 거 뭐시당께)에서 사용되는 소리들은 구수한 정취를 담아낸다. 다른 언어들과 달리, 우리말은 감정이나, 색채 등을 표현하는 데에도 세분화되어 있고, 소리의 대비를 통해 효과적으로 나타낸다.(노란-누런-노르스름한-누르스름한: 따뜻한-뜨뜻한-따스한-뜨스한: 아장아장-어정어정: 생긋-쌩긋-방긋-벙긋 등등)

문제는 이러한 아름다운 말과 글이라는 산책로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산책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어, 한자어, 외계어, 비속어 등의 오염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산책로가 훼손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서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철학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우리가 쓰는 말과 글에 대해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고, 또 왜 그런가라는 물음도 던지지 않는다.

나는 이 산책을 나서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말과 글을 쓰는 이들이 어떻게 하면, 이 산책로로 모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산책로를 다시 가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국어산책로'는 외국말과 비속어에 의해 너무나도 훼손되고 있다. 우리말 순화운동을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언어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리고, 우리말 산책을 통해 우리가 걸어온 우리말의 길을 되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 말글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글이 올바른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이 산책을 통해, 나는 내가 고민하고, 궁금했던 언어 문제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말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고, 다시 아름다운 산책로에서 산책하기를 바랄 뿐이다.


즘게 김유권 / 국어학 박사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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