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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정성수] 우이동 친구에게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4월 24일
 
↑↑ 정성수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겸 경기지역위원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우이동 친구여
귓바퀴 하나 열어놓고
오늘도 나는 살아 남았네
 
하늘이 가까운 달동네 위로
지난해처럼 봄은 물결쳐 오는 모양이네만
일용할 양식은
먼 들판에 홀로 누워 있고
 
어인 일인가
반짝이는 파랑새 울음소리
오래오래 숲 속에 숨어
 
뒷굽 닳은 구두를 끌고
온종일 바람 부는 종로거리를 떠돌며
꽃을 사라
눈먼 사람들아
겨울에 피어나는 꽃 한 송이 사라고
외쳐댔네만
 
길 잃은 목소리
속절없이 허공에 찢어지고
 
골목 안에서
가면 쓴 사나이들이 쏘아대는 독침들
무수히 날아
눈송이 날리는 내 온몸에 박혔네
 
다리 절며 피 흘리며
시든 꽃 한 송이 들고 돌아와
어여쁜 정 수라의
<아, 대한민국>이 흐르는 어두운 골방에서
온몸의 독기를 빨아내고 있네만
 
우이동 친구여
창 밖에 귀 기울이고 기다리며
우이동으로 숨은 파랑새 울음소리를
기다리며
아직도 나는 무사하다네.

정성수 /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겸 경기지역위원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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