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은 토의나 논쟁과 다르다. 우리말에서 토론이란 ‘말로 상대방을 치다’는 뜻과 ‘상대방과 조리를 내세워 논의하다’는 뜻이 합쳐진 것이다. 즉 토론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모여 조리를 내세워 논의하다’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토론은 꽤 넓은 범주로 사용되고 있다.
토론이란 말을 좀더 넓은 의미로 적용할 때에는 어떤 문제를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모으는 대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대화는 엄밀히 말하면 토의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극단적으로 어떤 문제나 정책, 사안 등을 놓고 서로 의견이 대립되어 치열하게 벌이는 언쟁을 하게 될 경우, 이는 토론이라기보다는 논쟁에 해당한다.
이러한 현상은 서구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토론에 해당하는 ‘debate'는 ’discussion(토의)'이나 ‘contention(논쟁)'과 서로 혼용되고 있다. 그리스 시대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져오는 동안 서로 섞이고 중첩됨에 따라 토론, 토의, 논쟁은 서로 비슷한 형태를 가지게 되어 때로는 우리를 헛갈리게 한다. ‘토의식 토론’이나 ‘논쟁식 토론’이란 용어는 일상적으로 헛갈리게 사용하는 개념들을 엄밀하게 규명해보려는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이처럼 일상적으로는 토의, 논쟁, 토론 이 세 가지 개념이 혼란스럽게 사용될지라도, 교육적으로는 엄밀하게 개념을 규정하고 있다. 우선 토의(discussion)의 어원은 ‘검토하다’ 또는 ‘검토하다’ 또는 ‘주의 깊게 검사하다’ ‘검증하다’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dischos'이다.
토의는 이미 확정된 대상이나 사실의 진위를 검토하고 증명한다는 의미에서 파생된 것으로 어떤 사안에 관해 각자의 의견을 내어 검토하고 협의하는 의사소통의 형식을 가리킨다. 최선의 해결책이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상호 협력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토의에서는 참가자들이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며 형식이 있다 해도 대체적인 규범만 있을 뿐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논쟁(contention)은 서로 대적하고 있는 상대를 대상을 자기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침으로써 대립적인 의견에 대해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대화의 방식을 말한다. 상대방을 비판하고 공격하는 데 치중하기 때문에 때론 감정이격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일정한 형식이나 규칙이 적용되지도 않는다. 논쟁은 검과 방패를 무기 삼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우는 전투의 양상이다. 이러한 싸움에서 이기는 전투적인 공격과 방어의 논쟁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논쟁의 기술이 아니라 상대와 가슴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토론(debate)의 어원은 라틴어의 ‘debattuere'에서 유래된 것이다 ’나누다‘ ’제거하다‘를 뜻하는 ’de'와 겨루다‘ ’전쟁‘ ’시합‘ ’싸움‘을 뜻하는 battuere(battle의 어원)의 합성어이다. 그리하여 ’debate'의 원뜻은 ‘나누어 겨루다’ ‘말싸움’이란 의미를 지닌다. 어원에 충실하여 ‘debate'를 토론이 아니라 논쟁을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분류나 사회적 약속으로서의 언어적 특성을 고려할 때 논쟁과 토론은 엄밀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토론(debate)은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토의와 유사하다. 다른 한편 토론은 상대방을 비판하고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 을 내세우는 대립적 태도가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논쟁과 비슷하다.
그러나 토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토의나 논쟁과 다른 특성을 지닌다.
① 일정한 규칙이 있다. ② 하나의 논제를 가지고 진행된다. ③ 찬성과 반대의 양반대립을 이룬다. ④ 주장이나 타당함을 논거에 의거하여 입증하고 설득한다.
ⓒ (주)포천신문사
▶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진행하는 4가지 유형
1. 논리학: 이성에 근거하여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주장을 펼치는 것 2. 토론술: 갈등상황에서 질문과 답변의 방식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증명하기위해 말하는 기술 3. 논쟁술: 토론술과 흡사한 형태이지만, 주장은 옳을지라도 주장을 지지해주는 근거들이 참이 아니라 참되게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 4. 궤변론: 외관상으로는 옳은 주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짓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소피스트들의 궤변론이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