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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 ‘선택적 소비’가 필요한 때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2월 26일
ⓒ (주)포천신문사
“월급과 자식 성적 빼고 다오른다”라는 우스갯소리가 현실로 와닿는 요즘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대비 1.3% 상승한 102.17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1월(1.5%) 이후 6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치로 지난해 8월부터 6개월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가 12%나 뛰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달걀값이 62% 오른 것을 비롯해 무(113%)와 배추(79%) 등 농축산물 가격이 치솟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공산품 값의 상승폭(1.9%)도 두드러졌다.

이렇게 물가·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경기불황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경제상황인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마저 커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 내수 심리가 위축돼 소비와 투자 등 실물 경제의 침체로 이어진다.

물론 스태그플레이션을 부각시키는 것이 지나친 비관론이며 아직까지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석유류와 농축산물의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으로 올랐다”며 “당분간 상승률은 2% 가까운 수준에서 등락하겠으나 농축산물 가격 안정세가 회복되면 연간 상승률은 1월 전망 수준(1.8%)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최근 제기된 4월 위기설을 일축했다.

문제는 가계부담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하면서 실제 체감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서민지갑은 열리지 않고 물가는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가계 부채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천344조3천억원으로, 가구당 7천만원꼴이었다. 한 해 동안 141조2천억원이나 증가했고, 증가율(11.7%)도 2006년(11.8%)에 이어 역대 2위였다. 이주열 총재 역시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저소득층, 저신용층,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의 채무부담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심각성을 지적했다. 가계부채는 경기침체기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채무자들의 상환부담을 증가시켜 큰 문제를 야기한다. 채무 상환부담은 소비감소를 낳고, 기업의 생산·고용 축소, 가계소득 감소로 악순환되면서 경기불황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23일 대대적인 내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달에 하루를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정하고 금요일 조기 퇴근을 유도하는 유연근무제 도입을 비롯해 고속철도를 조기 예약하면 운임을 최대 50%까지 깎아주고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 등이 주요 골자다. 이는 내수 위축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가 직면한 경제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소비자심리지수는 93.3으로 2009년 3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실물 경제는 얼어붙고 가계는 부채에 발목이 잡혔다. 대기업은 사상 초유의 정치권 사태 영향권에 놓여 있다.

이렇게 악재들로 가득한 경기불황의 늪을 탈출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국내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내수증가로 국내 제조업이 활성화되면 기업의 고용창출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정부가 내수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다.

현 시점에서 정부와 국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행이다. 정부는 확고한 실행의지를 갖고 정책을 추진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며, 국민은 현명한 소비를 통해 경제 구조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해야 제조업이 활성화되며, 지역사회 안에서의 소비가 이뤄져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국민들의 이러한 선택적 소비가 우리 경제를 뒤덮은 먹구름을 걷어내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때다.

황정민 기자 / supemini@gmail.com
황정민 기자 / 2000jungmin@hanmail.net입력 : 2017년 0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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