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은 일 할 때 가장 짧고 먹을 때 가장 길다 나의 과거는 짧고 미래는 길다 내가 걸어온 길은 보잘 것 없이 가깝고 가야할 길은 너무나 멀다 나는 옷을 입으려 태어났으나 옷 벗는 시간이 너무나 짧다 고로 나는 남에게 없이 여겨졌던 시간과 가난했던 시간에 대하 감사한다 처음 우리는 흙벽돌 무허가 집에서 행복을 구했고 지금 우리는 시멘트 허가 난 집에서 구차를 빌어먹으나 나는 무허가를 위해 인생을 좇고 허가 받은 사람들을 경계한다 지금 나는 지하를 점령한 몇 남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보증금 오백만원에 월 삼십만원, 엄청난 갑부로 살고 있다 1이 되기까지 0.000000000000000……1을 향해 살고 있음을 나는 저수지에 비 내릴 때 알았네 오백만원이라니 저수지 오백만 개를 소유하거나 행성 오백만개를 소유한 것과 맞먹는 나의 부여 지금까지 나는 50년을 살았으나 결국 1초에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네 내 과거는 터무니없이 짧고 부질없었네 나는 과거라는 지구처럼 무거운 두 음절에 눌려 일어나지 못했네 이제 하루를 살아도 나는 길고 거룩하다 죽음을 무서워하기보다 볼 수 있음에 만질 수 있음에 마실 수 있음에 느낄 수 있음에 아들손자며느리 다 모여서 개굴개굴 노래할 무궁한 내 앞날 미래를 점친다는 건 백지장 뒷면을 알지 못함이지 그래서 우리는 허풍과 허망과 허용과 허세를 위해 목숨을 걸지, 오 가만히 있어도 배부른 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