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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착취적(extractive)제도와 포용적(inclusive)제도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자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14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착취적(extractive)제도와 포용적(inclusive)제도란 말이 생소(生疏)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낯설게 들릴지도 모른다. 착취(搾取)한다는 것은 즙 따위를 쥐어 짜낸다는 것이다. 자본가나 지주가 근로자나 농민에 대하여, 노동에 비해 싼 임금을 지급(支給)하고 그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반대로 포용(包容)한다는 것은 감싸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아량(雅量) 있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을 감싸 받아들이는 것이다. 남을 배려(配慮)하는 것이다. 남의 입장(立場)에 서보는 것이다. 남의 처지(處地)를 생각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착취가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포용은 남도 생각하는 것이다.

착취적 제도란 사회의 한 부분에서 소득과 부(富)를 뽑아내 또 다른 부분에 이익을 주는 제도이고 포용적 제도란 개개인이 재능과 기량(技倆)을 최대한 발휘하고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중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促進)하는 제도이다. 재촉하여 일이 빨리 진행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미국의 두 경제학자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라는 책에서 착취적 경제제도의 사례로는 북한과 라틴아메리카를 꼽고 포용적 제도의 사례로는 한국과 미국을 꼽고 있다. 이들은 경제성장은 장기적으로 경제제도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착취적이면 성장이 정체되고 포용적이면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底成長)의 늪에 빠져있다고 한다. 저성장의 함정(陷穽)에서 벗어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말할 것도 없이 포용적 경제제도를 채택(採擇)해야 한다. 받아들여야 한다. 너도 나도 생산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與件)을 조성해줘야 한다. 생산은 하지 않고 덜어내기만 한다면 어찌되겠는가? 금세 바닥이 날 것이다. 구(舊) 소련과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가 그러하지 않았는가? 물론 취약계층(脆弱階層)을 보살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함정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빌미로 불로소득(不勞所得)하는 사람들의 먹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빌미로 착복(着服)하는 공직자들의 먹이가 되어서도 안 된다.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切實)한 이유이다.

스마트(smart)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창조적(ingenious)이고 헌신적인 사람들을 키워내야 한다. 그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북돋아줘야 한다. 그들에게 인센티브(incentive)를 줘야 한다. 창의력을 발휘하여 열심히 일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똑같이 대우한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 결과의 평등을 주장한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려 하겠는가? 창조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우대해야 한다.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을 격려해야 한다. 놀고먹는 사람이 많아져서도 안 되고 머리만 굴리는 사람이 많아져서도 안 된다. 시험 잘 치는 학생보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학생을 길러내야 한다.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시민을 키워내야 한다. 스페인을 보라. 몬드라곤 시민이 엮은 103개 조합을 보라. 그들은 자동차 부품, 건설, 자동화기기 부분에서 국제 경쟁력 있는 사업군(事業群)으로 발전시켜 생산품의 60%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한 곳이 파산할 땐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도록 도와준다. 우리도 조합끼리 협력체계를 갖춰 상부상조하는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규제의 틀을 벗겨야 한다. ‘규제 없는 시장’은 혼란을 야기한다는 시가을 불식(拂拭)해야 한다.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단경(短檠)이란 말이 있다. 짧은 등잔대란 뜻이다. 당(唐)나라 시인 한유(韓愈)의 ‘단등경가(短燈檠歌)’라는 시 때문에 유명해진 말이다. 한유는 “여덟 자 긴 등잔대는 쓸데 없이 길지만, 두 자 짧은 등잔대가 편하고 또 밝구나(長檠八尺空自長, 短檠二尺便且光)”라고 노래했다. 무슨 말이냐?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脫出)하자는 말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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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임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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