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의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묵은 한해를 보내고,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풍요(豊饒)와 다산(多産)의 상징인 닭 해의 새해를 맞으니 세월의 송영(送迎)으로 세월이 빠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고 계신(鷄晨)과 더불어 닭 해를 맞았다.
정유년(丁酉年)의 ‘丁’은 4번째 천간(天干)이고, ‘유(酉)’는 10번 째 지지(地支)로 만물(萬物)이 성숙(成熟)함을 나타내고, 정유년은 60갑자(甲子) 가운데 34번째의 간지(干支)이며 시간은 오후 5시~7시까지 2시간 동안이다.
예로부터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는 닭을 빛의 전령(傳令), 계란의 부화(孵化)로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 왔기에 닭과 관련된 지명이 수 없이 많다. 국토지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국 140만 여개 가운데 닭과 관련된 지명이 293개로 조사되었는데 계림(鷄林)·계룡산(鷄龍山)·계명(鷄鳴) 등 수없이 찾아 볼 수 있다. 닭 표기는 한자로는 ‘유(酉)’자 외에 통상적으로 닭의 한자로 ‘鷄· 雞’로 통용한다.
닭은 12 지지 동물 중 날개가 있어 날 수 있는 야금(野禽)에서 가금(家禽)으로 순화(馴化)되어 우리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닭고기·계란을 손꼽을 수 있는데 옛날에는 새벽에 홰를 처서 시간을 알리는 계신으로써 다른 새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었지만 근간에는 닭이 일러주는 시보(時報)는 사람마다 시계를 소지하고 있어 관심 밖에 일로 여겨지고 있다.
닭은 예로부터 다섯 가지 덕을 갖추었다고 한다. 중국 전한(前漢) 때 전요(田饒)가 노애공(魯哀公)에게 전한 닭에 관한 계오덕(鷄五德)은 문(文)·무(武)·용(勇)·인(仁)·신(信) 등을 인간에게 알려 주는 덕목이다. 머리의 붉은 볏 계관(鷄冠)은 문(文), 발에 난 날카로운 며느리발톱은 무(武), 상대와 싸울 때 분전(奮戰)과 감투(敢鬪)는 용(勇)을 뜻 한다. 닭들이 상호 먹이를 찾아서 ‘구구’ 해서 암탉과 병아리를 불러 함께 나누어 먹는 분식(分食)은 인(仁), 밤새워 날이 샐 무렵에 울어대어 잊지 않고 시간을 알리는 신(信) 등 인간이 갖출 도덕적인 품성(稟性)의 다섯 가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가르쳐 주고 있다고 했다.
닭 해를 맞으며 닭을 주제(主題)로 한 닭 이야기를 몇 가지 소개 해보고 싶다.
옛날 시계가 없을 당시는 닭이 새벽을 알려주는 신계(晨鷄)는 인간에게 시보(時報) 구실을 했고, 후조(候鳥)인 기러기와 제비는 절후가 바뀜을 예보(豫報)해 주었지만 닭만큼 직접적으로 시간을 알려주지 못했다.
양계장에서 기르는 닭이 새벽이 되었는데도 전연 울지 않아 주인이 ‘너희는 새벽인데도 왜 울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닭 대표가 손을 들고 나서며 ‘사람들이 시계를 다 차다 시피 하고서 시간을 잘 지키지 않아 울어 줄 필요가 없지 않으냐.’하고 반문했다는 우화(寓話) 같은 이야기가 있다. 식구마다 제 각기 시계를 찼고 집안 거실과 방마다 시계가 걸려있는데도 시간을 지키지 않아 우스개 삼아 한 이야기지만 일상에서 시간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닭이 인간에게 식생활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와 반대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거나 남이 알아주지 않을 때 비유(比喩)한 말로 ‘군계일학(群鷄一鶴)’ 같은 말이 있기도 하다. 이런 경우 학만이 빼어나고 닭은 평범한 존재로 취급되는 것은 학과 닭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다고 하겠다.
‘할계언용우도(割鷄焉用牛刀‘는 ‘닭을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겠는가.’라는 말이 있는데 작은 일을 하면서 큰 도구가 필요 없음을 말 해 주는데 우리 일상에서 이런 일을 가끔 접하기도 한다.
닭의 사자성어로는 ‘계구후우(鷄口後牛)’ 로 ‘영위계구무위우후(寧爲鷄口無爲牛後)’의 줄인 성어로 ‘닭의 볏이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마라.‘ 로 작은 단체에서 우두머리가 큰 단체의 꼴찌 보다 낫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누구나 자식들에게 이런 기대를 해보게 된다.
다음은 ‘계피학발(鷄皮鶴髮)’은 ‘닭의 살갗이 거칠고 머리털이 학의 날개처럼 희다.’인데 대체로 늙어지면 누구나 주름이 잡히고 백발(白髮)이 성성하게 마련이다. 노령(老齡)인 자신의 모습으로 자화상(自畵像)을 일컬음이 아닌가 한다.
닭이 정치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신시절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당하자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라고 하면서 군사독재에 저항(抵抗)한 것은 헌정사(憲政史)에 기록되어 오래도록 전래해오는 명언으로 여러 사람으로부터 회자(膾炙)되고 자주 인용하게 된다.
‘빈계지신 유가망색(牝鷄之晨 惟家亡索)는 ‘암탉이 울면 그 집안이 망한다.’의 말은 새벽을 알리는 것은 수탉의 임무다. 그런데 암탉이 중뿔나게 울어대면 집안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는 말이다. 고래로부터 중국을 위시하여 유교문화권(儒敎文化圈)에 있는 국가는 전형적(典型的)인 남존여비(男尊女卑)의 전통사회로 여성은 가정에서 틀어박혀서 밖에 나가 사회적인 활동이 금지되다시피 했고, 삼종지도(三從之道)로 ‘어렸을 때는 어버이를 쫓고, 출가 후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뒤는 아들을 쫓는다.’ 고 했지만 현대사회는 여권이 급신장되어 여성상위시대로 급변하였다.
2017년 정유년을 맞으며 420년 전인 1597년 8월, 왜군이 임진왜란의 강화(講和)회담이 결렬(決裂)됨에 따라 왜군 도요토미가 16만 병력을 이끌고 재차로 조선을 침공(侵攻)하여 1598년 연말까지의 전쟁인 정유재란(丁酉再亂)을 떠올리게 된다. 그해 9월 4일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이끈 수군(水軍)이 크게 승리한 명량대첩을 회억(回憶)하게 된다.
임진왜란은 오랜 국론분열(國論分裂)과 사색당파(四色黨派) 싸움으로 국력의 쇠퇴(衰退)함을 노려서 왜군의 침공을 당했는데 이를 예견(豫見)하고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10만 양병론(養兵論)을 주장했지만 반대하여 수용되지 않았으며, 임진왜란 중인 1593년에 훈련도감(訓練都監)을 설치했으나 일부의 반대로 폐지되었으니 종래는 외침을 자초했으니 애통(哀痛)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420년 전의 임진왜란에 이어 정유재란을 회억(回憶)하게 되는데 오늘의 정치 현실은 사리사욕(私利私慾)과 당리당략(黨利黨略)은 그 당시와 흡사하다고 할 것이며, 국정운영을 맡은 위정자는 이를 슬기롭게 바라보면서 대오각성(大悟覺醒)하여 남북 대치 하에 유비무환(有備無患)으로 국가안보를 더 다지는 닭의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정유년 새해가 오기 전인 2달 전부터 전국 각 지역마다 고병언성조류인플루엔자·독감이 발생 확산되어 전국적으로 이미 5천 여 만 마리를 살(殺) 처분했는데 살(殺) 처분 장면의 화면을 보노라면 안쓰럽기가 이를 데 없다. 닭고기와 달걀의 생산량의 격감으로 양계농가의 경제적 손실과 일반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국내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나라의 어려움이 적지 않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의 소추가 진행되고 있어 국가 위기상황(危機狀況)으로 국민이 단합하여 위기를 극복하기에 총력을 기울려야 한다.
전문가에 의하면 겨울 철새들이 본격적으로 오기 전에 확산 세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하고 있는데 때 늦은 감이 있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격이 되었다.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난극복(國難克服)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확산 저지에 국력을 기울어야 하며 하루 빨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닭 해에 닭들이 이처럼 수난(受難)을 겪게 되었으니 너무나 안타깝다. 닭의 상징은 풍요와 다산임으로 우리 함께 기대하면서 새해를 맞자.
謹賀丁酉新年
鷄鳴司曉旦於東(계명사효단어동);계명으로 새벽 알리니 동에서 해 뜨고 國運新年祝大通(국운신년축대통);정유년 신년 국운의 대통을 비네.
病擴家禽諸惜裏(병확가금제석리);가금질병 확산을 모두가 애석하고 執權壟斷衆嘆中(집권롱단중탄중);집권의 농단을 국민 모두 탄식하네.
天恩造化休祥集(천은조화휴상집);천은 조화로 휴상이 모여 들으며 地利生成景命隆(지리생성경명륭);지리 생성으로 경명이 융성하네.
集會守規民意受(집회수규민의수);집회는 법을 지키고 민의 수용하고 正經悟覺局難窮(정경오각국난궁);정경을 깨달아 난국을 끝내야 되네.
鷄鳴(계명);닭의 울음, 첫 닭이 울 무렵, 새벽. 壟斷(농단);가파른 언덕, 이익을 독점함. 休祥(휴상);吉祥, 吉한 祥瑞. 景命(경명);大命,하늘의 큰 명령. 正經(정경);행하여야 할 바른 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