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서평의 서진영 박사는 새해를 맞으며 품격있는 국가를 만들자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품격있는 국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무엇일까? 공자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이야기했다.
대한민국호의 선장인 박 대통령의 좌우명이라 할 수 있는 격언도 <논어>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신뢰가 없으면 설 수 없다, 즉 믿음이 없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신불립’은 공자의 유명한 말로 지난 2천5백 년 동안 동북아의 정치가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금언이었습니다. <논어> ‘안연편’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인 자공과의 문답이 나온다. 자공: 선생님 정치가 무엇입니까? 공자: 식량을 풍족하게 하는 것, 병력을 넉넉하게 하는 것,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셋 중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공자: 군대를 버린다. 자공: 어쩔 수 없이 또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 공자: 식량을 버린다.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는다. 하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국가는 존립하지 못한다.
(子貢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 何先 曰去兵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 何先 曰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공자는 분명히 식량보다 믿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나 지도자가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존립할 수도 없고 나아가 존재할 필요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민에게 고작 1분 30초 동안, 그것도 녹화방송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지난 11월 29일 퇴임한 김현웅 전 법무장관은 이임사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올바르고 더 나은 길인지 심사숙고한 끝에 사직하기로 결심했다"며 품격있는 이임사로 장관직을 갈음했다.
후지와라 마사히코(藤原正彦)는 국가의 품격이라는 저서에서 시장경제와 세계화의 논리에 휘말려 잃어버린 국가의 색깔과 품위를 되찾자고 주장하면서,‘국가의 품격’을 통해 명품 국가를 만들기 위한 국가 시스템, 국가 철학에 대한 재확립을 요구했다.
저자는 자유, 평등,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 다음, 정신이 많이 황폐화된 지금의 일본을 구하기 위해 전통적인 '무사도 정신'을 부활시키고 천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등 품격있는 주장을 펼쳤다.
대한민국은 ‘무사도 정신’보다 훌륭한 선비정신이 있다. 조선 후기 실학파 문인 박지원은 ‘책을 읽는 사람을 선비(讀書曰士)’라 하였고, 《중문대사전》에서는 선비를 ‘덕행과 학식을 겸비한 사람(有德行學識之人)’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선비는 인류의 지혜와 문화적 자양분이 체계적으로 집적된 책을 읽고 인격이 훌륭하여 품위 있으면서도 의연한 삶의 태도를 견지한 사람을 지칭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도 않고 부정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은 아직도 국민을 위해 한 일이라고 한다. 대선 공약을 뒤집고 국정을 사유화한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통치력과 품격을 상실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그토록 강조했던 ‘무신불립’의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 바란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이른바 <워터게이트> 파문에 휩싸여 1974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가 치욕적으로 하야할 수밖에 없었던 직접적 원인은 ‘거짓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