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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면우] 농단과 대책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11월 18일
 
↑↑ 이면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교육학 박사, 춘천교육대학교 총장
ⓒ (주)포천신문사 
거리에서 어린 중학생마저도 “국정 농단”을 비판한다. 서울 광화문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시민들이 모였다. 새로운 기록을 매번 갱신하고 있다. 공무를 담당하지 않는 특정인이 국정을 휘둘렀다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와 자괴감은 너무나 컸다. 우리 모두 반성을 해야 한다. 차제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농단”이란 단어의 뜻을 살펴보자.

표준말을 연구하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농단’의 뜻으로 2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⓵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 ⓶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 어떤 사람이 시장에서 높은 곳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물건을 사 모아 비싸게 팔아 상업상의 이익을 독점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맹자≫의 <공손추(公孫丑)>에 나오는 말이다.”

첫 번째 풀이는 농단이 높은 언덕을 가리킨다고 설명한다. 한자어 그대로의 해석이다. 언덕을 뜻하는 ‘농(壟)’과 끓어질듯 한 높은 곳을 뜻하는 ‘단(斷)’의 합성어이니 높은 언덕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국정농단’의 뜻은 “높은 언덕에서 나라의 정치를 한다.”라는 말인가? 높은 언덕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정치를 한다면 오히려 시민에게 좋은 정치가 될 것이다.

두 번째 풀이는 동양고전 지식이 있어야 알 수 있는 말이다. ≪맹자≫라는 고전에 나오는 말로, 정당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이익이나 권리를 독점한다는 뜻이 된다. ≪맹자≫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나온다.

옛날 시장에서는, 자기가 가진 것을 가지고와서 자기에게 없는 물건을 바꾸었다. 그래서 시장 관리자는 관리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어떤 천한 사람이 있어서 반드시 농단(높은 언덕)을 찾아 올라가 시장 좌우를 살피고는 시장의 이익을 싹쓸이 했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천하게 여겼다. 그러한 이유로 관리는 그에게 세금을 징수했다. 상인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이 천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古之爲市也, 以其所有易其所無者. 有司者治之耳. 有賤丈夫焉 必求壟斷而登之 以左右望而罔市利. 人皆以爲賤. 故從而征之. 征商 自此賤丈夫始矣.)

욕심 많은 장사꾼 한 사람이 농단한 결과,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세를 부담시키는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졌다. 권한 없는 특정 개인 한 사람의 농단으로 모든 국민은 많은 세금의 낭비를 체험해야 했다. 충격과 자괴감과 분노를 경험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국정농단과 관련된 문제의 진실은 앞으로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불과 2년 전에 우리는 ‘세월호 참사’라는 끔직한 사건을 목격했고 체험했다. 그로부터 한 걸음의 진보도 없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1979년 3월 미국의 스리마일 핵발전소 붕괴사건을 목격한 예일대 사회학과 교수 찰스 페로(Charles Perrow)는 수 년 간의 학제적 연구 끝에 간단한 결론을 내 놓았다. 그는 이러한 결론을 ‘정상 사고(Normal Accident)’ 라는 새로운 이론으로 정리했다. 현대 문명은 그 자체의 복잡한 시스템 때문에 아무리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도 유사한 사고를 100%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책임을 분담하면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정당한 자격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에게 공적인 시스템을 갖추어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2013, 김태훈 역, 알에이치코리아 출판).

사적으로 친밀한 일개 민간인에게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한을 주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일은 결코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책임을 분산하고 견제하며 조언하는 공적인 시스템을 갖출 때 우리는 근본적으로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면우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교육학 박사, 춘천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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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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