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선선해졌다. 지난여름은 우리나라 기상청 관측 역사상 최고의 폭염을 기록했다. 그러나 갑자기 떨어진 기온은 병원마다 감기 환자로 넘치게 만들었다.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말이다. 정말로 쾌적한 계절이다. 가을에는 여유롭게 맑은 하늘을 쳐다보자. 또 시간을 내어 책을 읽어보자. 어떤 책이든 좋을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서에 대한 예찬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필자는 대략 30여 년 동안 중등학교 교사와 대학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그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았다. 여기서 느낀 교훈 중 하나는 단순한 명제로 정리할 수 있다. “독서하는 학생은 성공한다. 아니 성공했다.”라는 것이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많은 경험으로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에 적은 노력으로 정말로 심오한 경험을 체득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자는 지혜롭다. 지혜로운 자는 실수가 적어진다. 당연한 말이다.
독서의 계절을 맞이하여 몇 가지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중국 송(宋) 나라의 개혁가이자 문장가였던 왕안석(王安石, 1021-1086)이 쓴 <왕형공권학문(王荊公勸學文)>의 일부이다.
「독서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 독서를 하면 만 배의 이득이 있다(讀書不破費, 讀書萬倍利). / 가난한 자는 책을 통해 부자가 되고, 부자는 책을 통해 귀하게 된다(貧者因書富, 富者因書貴). / 글을 읽어서 영화를 누리는 것은 보았어도, 글을 읽어서 추락하는 것은 보지는 못했다(只見讀書榮, 不見讀書墜). / 황금을 팔아 책을 사서 읽어라. 책을 읽어 황금을 사기는 쉽다.(賣金賣買讀, 讀書賣金易).」
왕안석의 글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렇기에 더욱 쉽게 마음에 와 닿는다. 독서를 하려면 약간의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만 배의 이득이 있다면 그 비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요즘처럼 도서관이 잘 갖추어진 세상에서 우리는 쉽게 책을 빌릴 수 있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모두 책을 읽으면 똑똑해진다. 똑똑해지면 부를 모을 수 있을 것이고, 인격을 수련하면 귀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어서 망하는 경우가 없다고 하니 지금 당장 책을 읽자.
다음으로 선배나 부모가 후배나 자식에게 독서를 권하는 글을 소개한다. 중국 당(唐) 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백낙천권학문(白樂天勸學文)>에 나오는 글이다.
밭이 있어도 갈지 아니하면 창고가 비고, 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들이 어리석게 된다(有田不耕倉廩虛, 有書不敎子孫愚). / 만약에 밭도 갈지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다면, 이것은 곧 부형의 잘못이다(若惟不耕與不敎, 是乃父兄之過歟).
백거이의 주장처럼 선배나 부모들은 후배나 자식에게 책을 읽도록 권해야 한다. 권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방법은 선배나 부모들이 직접 독서하는 것이다. 이것을 본 후배나 자식은 책을 따라 읽게 된다.
책을 살 여유가 없다면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회원증을 만들고 빌려서 읽어보자. 멋진 가을의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말이 살찌는 것만 부러워하지 말고, 책을 읽자. 그래서 꿈을 이루어보자. 차제에 책을 읽었으면 꼭 독후감을 남기도록 하자. 독후감에는 일정한 양식이 없다. 책 속에 나오는 중요한 구절을 옮겨놓아도 좋은 독후감이 된다. 직접 손으로 작성하면 정말로 좋은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