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판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함량미달(含量未達)과 능력부족(能力不足)이란 말을 자꾸 곱씹게 된다. 함량이란 어떤 물질 속에 성분(成分)으로 포함되어 있는 함유량(含有量)을 말하는 것이다. 의학계(醫學界)에서 자주 하는 말이다. 약성분이 모자란다는 말이다. 미달한다는 말이다. 미달한다는 것은 어떤 한도(限度)나 표준에 아직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능력이란 또 무엇인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power)을 말하기도 하고 법률상 어떤 일에 관하여 필요로 하는 자격(資格)을 말하기도 한다. 일정한 신분 지위를 가지거나 어떤 행동을 하는데 필요한 조건(條件)을 가리켜 자격이라 말하는 것이다.
미달이나 부족은 어떤 한도에 모자란다는 것이고 넉넉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미달이 수치에 중점을 둔 시각적인 언어인데 비해 부족은 느낌에 중점을 둔 심리적인 언어일 뿐이다. 함량이 모자라니 제 기능(function)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제약(製藥)에서 함량 미달이면 어찌되겠는가? 약효를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약효가 제대로 나타날 수 없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물어보나마나 뻔한 것이다. 제약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특히 정치한다는 사람들, 공복(公僕)이라는 사람들도 그렇다. 미달이거나 부족하면 안 되는 것이다.
요즘 위정자(爲政者)들을 보라. 아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좀 보라. 도대체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선량(選良)이고 공복이란 말인가? 선대 어른들은 산업보국(産業報國)이란 기치를 들고 부국강병에 힘썼다.
가난하지만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애국정신으로 불철주야(不撤晝夜) 투혼(鬪魂)을 불살랐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전쟁참화(戰爭慘禍)를 극복하고 보릿고개를 넘겼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탈바꿈시켰다. 나라의 위상(位相)이 달라지고 국제신용도가 달라졌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답답하기만 하니 어찌된 일인가? 달라져야 한다. 각성(覺醒)해야 한다. 참회(懺悔)해야 한다.
다산 정약용(丁若鏞) 선생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한다.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담긴 깊은 뜻을 되새겨야한다. 반추(反芻)해야 한다. 그 가르침의 핵심은 공렴(公廉)과 수기치인(修己治人)이다. 공인(公人)은 청렴결백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고결하고 재물 욕심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이나 마음 따위가 조촐하고 깨끗하여 허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기치인이란 먼저 자기를 닦아야한다는 것이다. 공인으로서 자신이 지녀야 할 역량(力量)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미달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함량미달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덕망(德望)의 그릇을 충분히 채운 연후에 공직(公職)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수기(修己)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공부도 해야 하고 수양(修養)도 해야 한다. 고시에 패스하고 학위만 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스팩만 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사람으로서의 도리(道理)를 알고 그것을 지켜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백성 위에 군림(君臨)하고 세도나 부리려 한다면 목민관(牧民官)이 아니다. 상사의 눈치나 살피고 줄 대기에만 연연한다면 목민관이 아니다. 백성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고 나라는 풍전등화(風前燈火) 상황인데 희희낙락한다면 목민관이 아니다. 아니 이 나라 백성이 아니다. 나라가 있어 내가 있는 것이고 나라가 있어 관직(官職)도 있는 것이다.
함량미달은 곧 능력부족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성분이 모자라니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힘을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자들이 세습(世襲)이라는 굴레 아래 진을 치고 있다면 어찌 되겠는가? 개인은 부유할지 모르나 나라는 기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라가 없으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우리 모두 뼈아프게 반성하고 거듬 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