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붕(眞朋)이란 말이 있는가 하면 위붕(僞朋)이란 말도 있다. 붕(朋)이란 친구, 무리, 떼라는 뜻이고 진(眞)이란 참,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위(僞)란 거짓, 속인다는 뜻이다.
진붕이란 대의(大義)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만든 당(黨)을 말하는 것이고 위붕이란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만든 당을 말하는 것이다. 의(義)란 옳다는 것이다. 공(公)을 생각하는 것이다. 공을 앞세우는 것이다. 공이란 숨김없이 드러내놓는다는 것이다. 반면 사(私)는 개인을 생각하고 나를 앞세우는 것이다. 사는 사사롭고 은밀하다는 것이다. 비밀스럽고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위정자(爲政者)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요즘 ‘정치가 어지럽고 국회가 어지럽다’고 난리들이다. 붕당정치(朋黨政治)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붕당정치를 떠올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정(爲政)이란 무엇인가. 다스리는 것만 위정이 아니다.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선정(善政)을 해야 하는 것이다. 바르고 어질게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먼저 나라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공(公)을 생각해야 한다. 사(私)를 뒤로 하고 공을 앞세워야 한다. 나라가 있어 내가 있고 당(黨)이 있는 것이다. 나라가 결딴난 다음에 내[我]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나라가 결딴나면 주권(主權)을 잃고 처자(妻子)는 노예(奴隷)가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위부불인(爲富不仁) 위인불부(爲仁不富)라 했다. 위정자가 부(富)를 추구하면 필시 어질지 못하게 되고 거꾸로 어진 정치를 행하면 부유(富裕)하게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맹자는 위정자가 부유하려 하다 보면 어진정치[仁政]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주자 또한 천리(天理)와 인욕(人慾)을 병립(竝立)할 수 없다고 했다. 소인은 인욕을 따르므로, 어질고자 하면 부유하게 될 수 없고, 군자는 천리를 따르므로 부유하려다 보면, 어질지 못하게 된다고 부언 설명했다. 위정자는 청백리(淸白吏)를 본받아야 한다. 공직자(公職者)는 청백리를 본받아야 한다. 잿밥에만 눈독을 들여서는 안 된다. 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역사(歷史)를 뒤돌아봐야 한다. 진붕은 가까이 해야 하지만 위붕은 멀리해야 한다. 조선의 형법 역할을 했던 대명률(大明律) 간당(奸黨)조는 ‘붕당을 결성해 조정을 문란하게 하는 자는 모두 목을 베고 처자는 종으로 삼고 재산은 관에 몰수한다’고 규정해 붕당 결성을 사형으로 다스렸다. 영중추부사 이준경(李浚慶)은 선조 5년(1572) 죽음을 앞두고 유차(遺箚)를 올려 ‘사사로운 붕당을 깨뜨려야 한다(破朋黨之私)’ 그렇지 않으면 ‘끝내 구제하기 어려운 국가의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사(私)를 위한 붕당을 경계(警戒)한 것이다. 도(道)가 아닌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위붕(僞朋)을 경계한 것이다.
믿음(信)이 있어야 한다. 진정성(眞情性)이 있어야 한다. 信은 믿는다는 것이다. 말씀을 믿고 사람을 믿는다는 것이다. 眞情은 참되고 애틋하다는 것이다. 참되고 애틋하고 거짓이 없어야 믿음이 가는 것이다. 허언(虛言)을 해서는 안 된다. 위선(僞善)을 해서도 안 된다. 말로는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행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말로는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국기(國基)를 흔들고 국론을 분열(分裂)시켜서는 안 된다. 자당(自黨)은 眞朋이고 상대당은 僞朋이라고 공격만 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참되고 애틋한 마음으로 국사(國事)를 논하고 부강(富强)토록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내 마당은 안 된다고 강변만해서는 안 된다. 나라를 생각하고 국가안보(國家安保)를 생각해야 한다. 누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키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다. 주변국에 주눅들려서는 안 된다.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 당당하게 나라를 지키는데 앞장서야 한다. 독일(북), 프랑스(서), 이탈리아(남), 오스트리아(동) 등 같은 서구의 전통 강국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독립을 유지하고 있는 스위스를 보라. 마지막 한 명까지 목숨을 바치는 용병의 전통과 48세까지 민간인도 매년 20일씩 실전 훈련을 받는 만만찮은 군사력으로 대비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진붕인가? 위붕인가? 자성(自省)하고 반성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