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獨立)에서 독(獨)은 의미요소인 犭(개 견)과 발음요소인 蜀(나라이름 촉)이 더해진 글자이다. 여기서 犭은 ‘개’의 뜻인 犬(견)의 변형자이고 蜀은 ‘나비나 나방의 애벌레’를 형상화한 것으로 지역이나 나라 이름으로 쓰이기도 한다. 蜀의 본뜻은 ‘외롭다’이다. 립(立)은 일선 상에 사람이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양을 형상화한 글자로 ‘서다’의 뜻으로 쓰인다. 독립은 이처럼 다른 것에 딸리거나 기대지 않고 홀로 서는 것이다. 따로 갈라져 나와 홀로 서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한 나라가 완전한 주권(主權)을 행사함을 말한다.
나는 브렉시트(brexit)로 영국이 고립(孤立)을 자초한 게 아니라 독립을 선언(宣言)한 것이라 믿는다. 독립과 고립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한마디로 독립은 뛰쳐나오는 것이고 고립은 떨어져나가는 것이다. 고립은 고아(孤兒)나 고자(孤子)에서 보듯이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외롭게 혼자 버려지는 것이다. 아니 상대가 없는 것이다. 독립은 그게 아니다. 독립은 상대가 있는 것이다. 여럿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나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아니 간섭받지 않는 것이다. 독립을 말하는 이유이다. 독불장군이 없듯이 영국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상부상조하면서 이웃나라와 어울려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립은 쇄국(鎖國)을 연상케 하는 말이다. 쇄국은 걸어 잠그는 것이다. 외국과의 교류(交流)를 끊는 것이다. 외국과의 통상(通商)을 금하는 것이다. 외국의 문물(文物)을 배척하는 것이다. 스스로 외톨이가 되는 것이다. 쇄국을 하면 어찌 되는가? 지진국(遲進國)이 되는 것이다. 후진국(後進國)이 되는 것이다. 흔히 구한말(舊韓末)이라고 하는 조선시대 말기(末期)가 그러하지 않았는가? 무원고립(無援孤立)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도와주는 나라가 없다는 말이다. 도와주는 나라가 없으니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쇄국은 고립으로 가는 길’이라 말하는 것이다.
독립은 쇄국이 아니다. 스스로 일어서려는 몸부림이다. 속박(束縛)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브렉시트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러한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이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날 일본은 어떠했는가? 명치유신(明治維新)으로 문호(門戶)를 개방하고 서구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그들이 서구문물을 받아들여 부국강병(富國强兵)에 힘쓸 때 우리는 반대로 쇄국정책을 썼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차단한 것이다. 이 같은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독립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홀로 설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방위력(防衛力)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분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뼈를 깎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고 나라를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는 결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UN이 지켜준다고? 미군이 지켜준다고? 아니다. 우리가 힘이 있을 때 지켜주는 것이다. 우리가 죽기로 싸울 때 지켜주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보라! 오늘의 이스라엘은 어떠한가? 출발은 우리와 같았다. 그것도 사막에서 시작했다. 무엇이 우리와 그들을 다르게 만들었는가? 반성(反省)하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우리 정부는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맺어야 한다고 걱정들 한다. 걱정만 할 일이 아니다. 위기는 기회라 하지 않았는가? 부담은 우리보다 영국 정부가 더 클 것이다. 이참에 우리에게 더 유리한 협정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고 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브렉시트를 보면서 독립과 고립을 화두(話頭)로 삼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