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16 오후 09:10:5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자유기고

[웰빙부사의] 좌절(挫折)과 분노(忿怒)

왜 국민이 좌절하고 분노하는지 깨달아라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22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미국 대선에서 예상(豫想)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지지층의 좌절(挫折)과 분노(忿怒)를 정확히 읽고 선동적(煽動的)으로 결집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분노(忿怒)에서 忿은 ‘나누다’의 뜻인 分과 ‘마음’의 뜻인 心의 합자이니 忿은 곧 분심(分心)이다. 分心은 ‘나누어 가진 마음’으로 마음이 어수선하여 주의가 흩어지는 것을 이른다. 즉 사람이 어떤 일로 인해 화가 치밀면 마음속에 열기가 끓어올라 생각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 怒는 ‘종’의 뜻인 노(奴)와 ‘마음’의 뜻인 心의 합자로 사람대접을 못 받으며 고달프게 일만 하는 종의 마음이라는 데서 ‘성내다’의 뜻이다.

한마디로 분노는 성내는 것이다. 울화(鬱火)가 치밀어 성내는 것이다. 그것도 한 두 사람이 성내는 것이 아니라 많은 대중(大衆)이 성내는 것이다. 군중(群衆)이 성내는 것이다. 좌절 끝에 성내는 것이다. 좌절은 뜻(志)이나 기운 따위가 꺾이는 것이다. 어떤 계획이나 일이 헛되이 끝나는 것이다. 공자는 군자(君子)가 늘 생각해야 할 구사(九思)가 있다고 했다. 그중 여덟 번째가 ‘화났을 때 나중의 어려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분사난(忿思難)이다. 분노가 치민다고 마음을 통제(control)하지 못하고 함부로 행동하면 곤란함을 겪게 되니 마음을 가다듬고 심사숙고(深思熟考)하라는 말이다.

요즘 여야 정치권에서 내로라 하는 사람들조차 총선(總選)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이 분노였는지 좌절이었는지 진단(診斷)조차 못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작은 일에도 쉽게 격해지는 요즘 민심은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바다나 다름이 없다. 불이 스치기만 해도 타오를 기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민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앞으로 더 큰 재앙(災殃)과 패배(敗北)가 다가올 것이 빤히 보이지 않는가? 명약관화(明若觀火)하지 않는가? 바야흐로 민심과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는 능력이 절실하다. 하방(下放)운동처럼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민성(民聲)을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복지부동이란 말이 있는가 하면 요지부동(搖之不動)이란 말도 있다. 아니 요즘은 여지부동(與之不動)이란 말도 있다. 납작 엎드려 꿈쩍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뒤 흔들어도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공직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명령(命令)이 서지 않는다는 말이다. 윗선에서 영을 내려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가운데 예기치 않은 사고는 계속 터지고 있다. 왜 그런가? ‘안전불감증’과 ‘위험의 외주화(外注化)’ 때문이다. 관(官)과 연관 있는 ‘X피아‘ 때문이다. 공사현장에서 지켜야 할 안전매뉴얼은 선진국형이다. 그러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고 관리감독 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문제는 잘못에 대한 사후 처리다. 군자의 도(道)를 깨달아야 한다. 첫째 군자는 잘못을 인정할 줄 안다. 이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보통 잘못을 인정한 후에 벌어질 사태들이 두려워 잘못을 숨기려 한다. 그것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경우를 수없이 목도(目睹)한다. 잘못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둘째 잘못을 인정한 군자는 그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반대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고 심지어 그에 대한 합리화의 변명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위정자들은 국난에 처했을 때 영국의회와 폴란드의회가 어떻게 했는가를 귀감(龜鑑)으로 삼아야 한다.

중세만 해도 영국은 양을 쳐서 양모를 수출하는 유럽의 변방 국가였고 폴란드는 동유럽에서 가장 강력하고 문화적으로 발전했던 나라였다. 그랬던 영국은 근대 들어 일취월장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고 폴란드는 17~18세기에 국력이 크게 기울더니 급기야 주변 강대국들에 유린당해 아예 지도에서 지워져 버렸다. 국제(國制)때문이었다. 두 나라 모두 의회가 핵심이었다. 영국과 달리 폴란드는 국왕의 수족을 묶어둔 다음 귀족 의원들이 ‘거부권’을 다반사로 했다. 어느 한 의원이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건이 부결되었다. 마치 우리 국회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왜 국민이 좌절하고 분노하는지 자성(自省)하고 각성(覺醒)할 일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22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