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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트라우마(trauma)와 스트레스(stress)

스트레스는 일시적, 트라우마는 인생 전체에 영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03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트라우마(trauma)란 말은 좀 낯설지 모르나 스트레스(stress)란 말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말이라 생각된다. 트라우마란 정신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신적 외상(外傷)을 말하는 것이고 스트레스란 압박감으로 몸에 해로운 정신적 육체적 자극이 가해졌을 때 그 생체가 나타내는 반응을 말하는 것이다. 예컨대 원고마감이 막 닥쳤을 때라든지, 강의가 여러 개 몰려 있는 날에 느끼는 압박감은 ‘스트레스’다. 반면 그 상황(狀況)이 끝나도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아픔 같은 것은 ‘트라우마’다.

스트레스는 일시적인 것이고 반복되는 것이다. 시공간(時空間)에 따라 수시로 명멸(明滅)하는 것이고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반응하지 않으면 소멸(消滅)되는 것이고 감정을 싣지 않으면 치유(治癒)되는 것이다. 대범(大泛)하게 받아들이면 비껴가는 것이다. 트라우마는 그렇지 않다. 상시적이고 반복적이다. 잊으려 해도 잊혀 지지 않는다. 기미만 보여도 전율(戰慄)한다. 부르르 떨게 한다. 부지불식간에 공포(恐怖)로 휩싸이게 되고 가위에 눌리게 된다. 벗어나려 해도 벗어나지 못하고 발버둥 치게 된다. 몽유병(夢遊病) 환자처럼 자아를 잃어가고 대인기피증으로 자신을 구속(拘束)한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힘으로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교통체증이나 시험준비로 짜증이 난다면 체증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출발한다든지, 시험 준비를 미리 열심히 해놓는다든지 하면 스트레스는 대폭 줄어든다. 하지만 트라우마는 그렇지 않다. 노력만으로 치유(治癒)되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나 총격 테러 같은 심각한 사건으로 받는 외상(外傷)은 금방 사라지지 않는다. 평생(平生)을 따라다닌다. 스트레스는 일시적 기분이지만, 트라우마는 인생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가 국소부위통증이라면 트라우마는 뇌혈관질환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스트레스보다 트라우마가 무서운 것이다.

이 혼란스러운 시대에 어떻게 하면 마음의 평정(平靜)을 찾을 수 있을까? 바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구분하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나 우울증인가 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실은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을 혼동할 때가 많다.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자신의 상처가 스트레스인지 트라우마인지 차분히 성찰해야 한다. 상처를 과대평가하면 스트레스를 트라우마로 착각해 엄살을 부리게 되고 상처를 과소평가하면 트라우마를 스트레스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큰코다치게 된다. 우울한 기분은 산책이나 수다를 떠는 것으로도 극복되지만 우울증은 전문적 치료가 절대로 필요하다.

트라우마는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을 완전히 다르게 구별 짓는 치명적인 상처다. 그런데 심각한 트라우마를 별것 아닌 스트레스로 착각하고 가볍게 여기는 수가 많다. ‘나는 항상 괜찮다. 남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자기 암시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커다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병(病)은 알려야 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숨기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탁 털어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거기에 길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해결책(解決策)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압박감 속에 살고 있다. 개인만 그런 것이 아니다. 국가와 사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빤히 알면서도 극복하지 못하는 트라우마가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엄습(掩襲)하고 있다. 총격 정도가 아니다. 우리에겐 생사(生死)가 걸려있는 문제다. 북핵(北核)이 그렇고 ‘서울 불바다 소리’가 그렇다. 어찌해야 하는가? 현실을 직시(直視)해야 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철저히 대비(對備)해야 한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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