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침밥을 먹고 나가면 무엇을 하였는지 항상 거나하게 술에 취하여 때로는 고기를 가지고 집에 돌아오곤 했다.
아내가 "어디서 누구와 함께 술을 드시고 오셨느냐" 고 물으면, 남편은 대답하기를 "아무개 대감 집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왔다"라고 자랑했다.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느낀 아내는 어느 날 남편의 뒤를 따라가 보았다.
남편이 거리를 다녀도 아무도 그에게 친절히 인사하는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한참을 가던 남편은 마을을 떠나 산으로 들어 서더니 무덤이 많은 공동묘지로 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남편은 성묘하러온 사람들에게 남은 제사음식을 구걸하여 얻는 것이었다.
이 모든것을 보고 집에 돌아온 아내는 기가막혀 하염없이 슬피울었다.
"남편이란 한 평생을 두고 우러러 모셔야 할 존재이다, 그런데 우리 남편이 그토록이나 비굴하고 천박한 존재인 줄은 정말 몰랐다." 하며 크게 한탄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남편은 오늘도 거나하게 취하여 집에 돌아와서 "오늘도 아무개 대감과 식사를 함께 했다"며 아내 앞에 큰 소리를 치며 허풍을 떨었다.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은 흔히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아내와 자식들 모르게 온갖 비굴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에 이러한 사실을 아내와 식구들이 알게 된다면 처자식들은 부끄러워서 울게 될 것이다."
겉으로는 대단한 체하지만 직장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윗사람들에게서 흉한 꼴을 당하기도 하고 면박을 당하기도 한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야 승진도 하고 출세도 한다니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아첨도 하고 굽실거리기도 한다.
만약에 이런 남편의 모습을 아내들이 본다면 아내들은 맹자의 말처럼 창피스럽다며 울고 말 것인지? 아니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밖에서 온갖 수모를 당하는 남편을 딱하다 하여 동정과 위로를 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인가? 어쩌면 출세하기 위하여는 윗사람에게 아첨하고 굽신거리는 게 당연하다고 여길까?
요사이는 남편을 출세시키기 위해 남편의 상사에게 몸까지 바치는 아내가 TV에 방영되기도 하는 세상이다.
지금 출세하여 아주 높은 곳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또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 얼마나 손을 비비며 아첨하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줄을 대고 효과 있게 아첨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도 능력 일 수 있다.
그러나 그처럼 남자들이 소유하기를 원하는 권세와 명예가 과연 얼마나 행복을 주며 소중한 것일까.
그런데 필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내가 모셨던 그처럼 대단한 권세를 누리던 사람들도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나면, 그날부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권세란 본래부터 허무한 것이다.
남는 것은 국민을 위해 희생과 봉사하면 국민에게서 나오는 존경심은 오래 기억되고 역사에도 기록될 것이다.